지리산인 (1/3~5) 길 위에서의 생각/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1.08
동계 지리에 들다 2 (1/5) ‘달이 걸어오는 밤’-허수경(1964~ ) 저 달이 걸어오는 밤이 있다 달은 아스피린 같다 꿀꺽 삼키면 속이 다 환해질 것 같다 내 속이 전구 알이 달린 크리스마스 무렵의 전나무같이 환해지고 그 전나무 밑에는 암소 한 마리 나는 암소를 이끌고 해변으로 간다 그 해변에 전구를 단 전나무처럼 앉아 다시 ..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1.08
동계 지리에 들다 (1/3~5)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김광규 (1941년생, 1988출간) 4.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엇인가를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결론 없는 ..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1.08
1회 졸업생 (1/3) ‘관계’ -손현숙 (1959~ ) 도둑맞아 어수선한 내 집에 앉아 나는 왜 그 흔한 언니 하나 없는 걸까, 무섭다는 말도 무서워서 못하고 이불 둘둘 말아 쥐고 앉아서 이럴 때 느티나무 정자 같은 언니 하나 있었으면. 아프다고, 무섭다고, 알거지가 되었다고 안으로 옹송그리던 마음 확 질러나 보았으면. 언니, .. 산 이외.../2009년 일기 2009.01.07
[스크랩] 태극종주란 태극종주 자료 국립공원1호로 지정된 지리산(1,915m)국립공원은 동,서길이 50km 남,북길이 32km 둘레320km 총면적 1억5천만평을 자랑하고 있으며 정상에서 북으로는 함양 임천강과 엄천강 동쪽으로는 산청의 경호강(남강) 남쪽으로는 덕천강과 섬진강을 만나 자연스래 지리의 맥은 소멸 되나 다만 서북으로.. 퍼온글/산행,마라톤 정보 2009.01.07
[스크랩] 설악 태극종주53km 설악산 태극 종주53km 설악산소개 .. 설악산국립공원은 최고봉인 대청봉을 중심으로 북북서쪽의 마등령,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설악산맥, 서쪽의 귀때기청 대승령으로 이어지는 서북주능, 북북동쪽의 화채봉 철성복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 등 3개의 주능선으로 크게 지형구분을 할 수 있으며, 이들 능.. 퍼온글/산행,마라톤 정보 2009.01.07
신년산행-구로닥 삼각산으로 날다 (1/2) 사는 이유 - 최영미 투명한 것은 날 취하게 한다 시가 그렇고 술이 그렇고 아가의 뒤뚱한 걸음마가 어제 만난 그의 지친 얼굴이 안부없는 사랑이 그렇고 지하철을 접수한 여중생들의 깔깔웃음이 생각나면 구길 수 있는 흰 종이가 창밖의 비가 그렇고 빗소리를 죽이는 강아지의 컹컹거림이 매일매일 되..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1.02
1월1일 달력을 떼어 내며 - 이해인 묵은 달력을 떼어내는 나의 손이 새삼 부끄러운 것은 어제의 시간들을제대로 쓰지 못한나의 게으름과 어리석음 때문이네 우리에게 늘 할말이 많아 잠들지 못하는 바다처럼 오늘도 다시 깨어나라고멈추지 말고 흘러야 한다고 새해는 파도를 철썩이며 오나 보다 잘때는 일찍 .. 산 이외.../2009년 일기 2009.01.01
온몸산악회 송년산행 (관악산, 12/31) 세상에서 가장 깨지기 쉬운 것 어느 날, 고흐가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데, 한 사람이 물건을 포장하는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그 사람의 가슴에는 포장용 천으로 사용했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었는데 바로 천에 새겨진 글자 때문이었습니다. ‘Breakable(잘 깨짐).. 산행기/2008년 2008.12.31
할미봉이 궁금해서.. (남덕유산, 12/27) ‘내가 나를 바라보니’ - 조오현(1932~ ) 무금선원에 앉아 내가 나를 바라보니 가는 벌레 한 마리가 몸을 폈다 오그렸다가 온갖 것 다 갉아먹으며 배설하고 알을 슬기도 한다 정호승 투로 말해보자. 먹고 배설하다가 죽어버려라. 알을 슬고 죽어버려라. “폈다 오그렸다” “오그렸다 폈다” 하는 것은 .. 산행기/2008년 2008.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