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제 정월 한낮의 햇살이 떡국 한 그릇이다 며칠째 굶은 숲이, 계곡이 어른에게 세배 드리고 덕담 몇 마디 들었는지 배가 부르고 눈이 감겼다 한 술 잘 얻어먹었다고 새파란 풀 돋아나고 물 흘러가는 소리가 상쾌하다 오늘이 흥겨운 설날이라 한 솥 끓인 떡국 이 산하에 골고루 나눠주는데 한 살 더 먹었다고 까불거리는 시누대가 정겹다 까치가 고개를 바짝 치켜든다 따스한 언덕에 기댄 소나무는 벌써 졸고 있고 한 그릇 더 먹은 바위는 불룩한 배 드러낸 채 매고 가도 모르게 잠들었다 계곡에는 오랫만에 만난 며느리 같은 물들이 떡국 한 그릇 먹는다고 부엌처럼 시끄럽다 솥 다 비운 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며칠 내로 꽃소식 듣겠다 코스개관: 명학역 1번 출구-성결대 입구-관모봉-태을봉-슬기봉-수암봉-창박골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