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192

철사모 발칸반도 여행기1 (세르비아, 8/7)

건널목에서 - 마경덕(1954~ ) 청량리 롯데백화점 건널목 늙은 사내, 땅바닥에 배를 깔고 자장면을 먹는다. 젓가락이 떨린다 그릇에 코를 박고 허겁지겁 불어터진 자장면 한 그릇을 마치, 죄 지은 얼굴로 신호 대기 중인 행인들. 흘끔흘끔 사내를 쳐다본다. 동전 두 닢이 든 플라스틱 바구니, 구식 녹음기는 고무줄에 친친 감겨 있다. 까만 고무판으로 다리를 휘감고 두 팔로 바닥을 헤엄치던 남자. 자라처럼 움츠리고 우물우물 면발을 삼킨다. 하나님도 잠깐 점심을 자시는지 줄기차게 쏟아지던 찬송가도 그쳤다.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곳이 어디냐고 내게 물었을 때 막차로 내린 영등포역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역을 집 삼은 사람들이 내 집에서 얼른 나가라고 쫓아오며 고함을 쳐 구둣발로 마구 도망쳐 봤기 때문..

먼나라 이야기 2014.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