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 469

박물관에서 독서모임 하기 (거인의 노트, 8/24)

문태준 얻어온 개가 울타리 아래 땅 그늘을 파댔다 짐승이 집에 맞지 않는다 싶어 낮에 다른 집에 주었다 볕에 널어두었던 고추를 걷고 양철로 덮었는데 밤이 되니 이슬이 졌다 방충망으로는 여치와 풀벌레가 딱 붙어서 문설주처럼 꿈적대지 않는다 가을이 오는가, 삽짝까지 심어둔 옥수숫대엔 그림자가 깊다 갈색으로 말라가는 옥수수 수염을 타고 들어간 바람이 이빨을 꼭 깨물고 빠져나온다 가을이 오는가, 감나무는 감을 달고 이파리 까칠하다 나무에게도 제 몸 빚어 자식을 낳는 일 그런 성싶다 지게가 집 쪽으로 받쳐 있으면 집을 떠메고 간다기에 달 점점 차가워지는 밤 지게를 산쪽으로 받친다 이름은 모르나 귀익은 산새소리 알은체 별처럼 시끄럽다 월 1회 독서모임 덕분에 새로운 책도 접하게 된다. 오늘 책은 거인의 노트인데 은..

황사모 잠실 번개 (8/17)

김정범 그의 색깔이 변했다고 느꼈을 때, 얼굴에서 풍기던 모든 향이 빠지고 늘어진 꽃의 피부가 초롱한 눈을 덮었을 때, 나는 슬펐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는데 모두 무시했으므로 그도 아팠을 것이다 밤새 비를 먹은 여섯 장의 새 꽃잎이 부러진 대궁 틈에서 녹음기처럼 주절댄다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을 삶의 까닭이 레코딩 된 비틀어진 줄기의 선 까칠하게 말라붙은 자주빛 드라이 플라워 그가 아닌, 나의 얼굴이 변한 것은 아닐까 시력 잃은 눈앞에서 흔들리는 연분홍 자락 새벽 꽃이 오락가락 시야를 어지럽힌다 8월15일 만나기로 한 철사모 걷기에 하늘, 리사가 사정상 빠졌다. 헌데 갑자기 목욜 용문산 갔다 귀가하는데 하늘의 전화. 왜 연락이 안되냐고... 운동중에는 비행기 모드거든. 각설하..

오카리나 공연 관람하기 (8/15)

송진권 그렇지 마음도 이럴 때가 있어야 하는 거라 소나기 한줄금 지나가시고 삽 한자루 둘러메고 물꼬 보러 나가듯이 백로 듬성듬성 앉은 논에 나가 물꼬 트듯이 요렇게 툭 터놓을 때가 있어야 하는 거라 물꼬를 터놓아 개구리밥 섞여 흐르는 논물같이 아랫배미로 흘러야지 속에 켜켜이 쟁이고 살다보면 자꾸 벌레나 끼고 썩기나 하지 툭 터놓아서 보기 좋고 물소리도 듣기 좋게 윗배미 지나 아랫배미로 논물이 흘러 내려가듯이 요렇게 툭 터놓을 때도 있어야 하는 거라 5월부터 평생교육원에서 주 2회 오카리나 배우기. 초급부터 몇 년 배운 사람들이 한반이니 자연 진도가 애매하긴 하다. 그래도 몇 달 지나 책 1권은 일단 마쳤고 2권과 시를 위한 시 책을 선배님들 흉내내며 열심히 하고 있다. 오늘 저녁 동편마을에서 일본 오카리..

철사모 북한산 둘레길 걷기 (구파발역-산성입구, 8/15)

나종영 이슬 먹은 애기메꽃 활짝 핀 아침 홑이불 돌돌 말고 늦잠 자는 나에게 울 엄니 내 등 톡톡 두드리며 말씀했지요 애야 똥구녕에 해 받치겠다 솜결 같은 그 말에도 머뜩잖아 퍼뜩 일어나기 싫어 이불 속에 숨었지요 나 이제야 그 말뜻 헤아려 늦잠 자는 아들녀석에게 쏘아붓지요 이놈들아 똥구녕에 해 떨어진다 꾸물대는 아이들 보면 화가 나서 냅다 이불 빼앗고 발로 차 일으키지요 나 그때나 지금이나 아직 사람 노릇하기 멀었지요. 어쩔 수 없이 es 클럽 사람들이 빨간날 만나기로 했다. 다는 못 와도 적어도 6명은 참석 한다고 했는데 하늘은 집안 사정으로 갑자기 빠지고 리사는 모기한테 눈을 물려 눈이 부어 어 못 온다고..... 다소 김 빠지게 4명이 구파발에서 만났는데 나만 체중이 준게 아니라 여산도 홀쭉해 졌..

아작산 광화문 모임 (7/27)

류인순 비비추 보랏빛 향기 삼복더위 즈려밟고 여름 뜨락에 꽃대 올려 빗장 풀었다 진초록 잎 사이 관심 받기 힘들어도 수수한 모습으로 싱그런 향기 품은 꽃 하늘이 내린 인연 곱디고운 그대 닮아 내 가슴 온통 보랏빛 행복 물들이고 여름 한가운데 서서 비비추 나팔 불며 매미 울음소리 조곤조곤 줍고 있다. 제비꽃 당신이 모친상 답례로 밥을 진작부터 산다고 했는데 날 잡는게 여의치 않았다. 어렵게 날을 잡았고 작년 연말 송년회 후 처음으로 8명이 완전체가 되어 만나던 날. 12시인줄 약속시간이 11:30 분이라고... 헐~ 다행히 많이 늦지 않게 도착했고 경민이가 제일 늦게 도착. 광화문 신라스테이 점심 부페에서 만나 오랫만에 만나 밥 먹고 이야기 나누기. 그동안 여행 다녀온 친구 이야기도 듣고 얼마 전 손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