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꾼님 100회 완주기념 자봉 흉내내기 (10/3) ‘풀.2’ -김종해 (1941~ ) 풀이 몸을 풀고 있다 바람 속으로 자궁을 비워가는 저 하찮은 것의 뿌리털 끝에 지구라는 혹성이 달려 있다 사람들이 지상을 잠시 빌려 쓰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을 풀은 흙을 품고 있다 바람 속에서 풀이 몸을 풀고 있다 볕 좋은 가을날, 7부 능선쯤에 있는 묘지로 인사를 간다... 산 이외.../마라톤 2008.10.03
가을 가은산에서.. (9/28) ‘가을 법어(法語)’ -장석주 (1954∼ ) 태풍 나비 지나간 뒤 쪽빛 하늘이다. 푸새것들 몸에 누른빛이 든다. 여문 봉숭아씨방 터져 흩어지듯 뿔뿔이 나는 새떼를 황토 뭉개진 듯 붉은 하늘이 삼킨다. 대추 열매에 붉은빛 돋고 울안 저녁 푸른빛 속에서 늙은 은행나무는 샛노란 황금비늘을 떨군다. 쇠죽가.. 산행기/2008년 2008.09.30
도락산 인물사진 (9/28) ‘소리에 업히다’-이재무(1958~ ) 자지러지는 풀벌레 울음의 들것에 실려 둥둥, 풀밭을 떠내려간다 장대비로 쏟아지는 매미 울음의 수레에 실려 후끈 달아오른 자갈길 시원하게 내려간다 젖어 무거운 생 가볍게 업고 가는 소리의 뒷등 멀찍이 바라다본다 고통이 솟구칠 때 참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산행기/2008년 2008.09.30
능선미가 빼어난 도락산 (9/27) ‘간격’ -안도현(1961~ )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 산행기/2008년 2008.09.29
[스크랩] 산길에서 - 고명 원 게시물을 보시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사람의 길도 산길처럼 봉우리가 보이면 좋겠다 그래서 그만 내려갈 때가 되었다는 것을 헤어질 때가 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알 수 있다면 산길처럼, 푸르른 나무그늘 땀 식히며 가파른 길 돌아볼 빈 자리도 있다면 엎어지고 미끄러질 때 있긴 있어도 걸어.. 퍼온글/기타등등 2008.09.26
철마-천마산에서 가을을 만나다 (9/21)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두고/이외수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 산행기/2008년 2008.09.24
[스크랩] 三山,三水 우복동천이란? 三山,三水 우복동천이란? 속리산 1,058m 충북 보은 내속리면, 경북 상주 화북면 [국립공원] 청화산 984m 충북 괴산 청천면, 경북 상주, 문경 도장산 828m 경북 문경 농암면, 상주 화북면 1. 도장산 구간 32번국도 회란석(1.2Km)-능선 교차점(1.5Km)-헬기장(0.7Km)-도장산 정상(3.7Km)-서재(3.3Km)-청계산 갈림길(0.8Km)-갈령.. 퍼온글/산행,마라톤 정보 2008.09.22
굼벵이의 도봉산 종주기 (9/15) ‘발’- 김행숙(1970~ ) 발이 미운 남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나의 무용수들. 나의 자랑. 발끝에 에너지를 모으고 있었다. 나는 기도할 때 그들의 힘줄을 떠올린다. 그들은 길다. 쓰러질 때 손은 발에서 가장 멀리 있었다. 마음의 잠은 게으름이어서 야금야금 시간을 갉아먹는다. 그러.. 산행기/2008년 2008.09.16
메리 추석, 웰컴 가을~ 나뭇잎 사이로/ 정호승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라 모든 적은 한때 친구였다 우리가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지 않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겠는가 고요히 칼을 버리고 세상의 거지들은 다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라 우리가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지 않고 어떻게 눈물이 햇살이 되겠는가 어떻게 상처가 .. 산 이외.../2008년 일기장 2008.09.11
늦더위 주금산 찾아가다 주글뻔.. (9/7) ‘사이’ -박덕규(1958~ ) 사람들 사이에 사이가 있었다 그 사이에 있고 싶었다 양편에서 돌이 날아왔다 세상에서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사람들 사이의 관계이리라. 성격이 모나면 모난 대로 어렵고, 둥글면 둥근 대로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이니 말이다. 분명한 것은 인간은 홀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 산행기/2008년 2008.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