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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시장 패키지 걷기 (북촌~동대문, 12/18)

백석 처마끝에 명태를 말린다 명태는 꽁꽁 얼었다 명태는 길다랗고 파리한 물고긴데 꼬리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해는 저물고 날은 다 가고 별은 서러웁게 차갑다 나도 길다랗고 파리한 명태다 문턱에 꽁꽁 얼어서 가슴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코스개관 : 안국역 1번 출구-북촌-삼청공원-말바위-와룡공원-혜화문-낙산-동대문 종합시장 (오전에 쌀쌀한 날씨가 풀리고 저녁 눈 내리다, 다섯) 간세 인형 다음에 할 미션으로 뜨게질을 하자고 했다. 모자를 뜨자고 하니 실용성 있는 가방을 뜨자고 해 동대문 종합시장에 같이 가기로 했다. 헌데 이런데 등산복 입고 가면 무시 당한다고 평상복으로 가자 해서 잡은 코스로 안국역에서 만났다. 어제 바람 많이 불고 추웠기에 다들 중무장을 하고 안국역에 모였다. 안국역 언저리가 이렇게..

제주 3 (어리목-영실, 12/15)

황도제 가볍고 부드러운 것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 때론 한없이 커 보이는 것 늘 부족하여 채워지지 않는 것 그러나 한 줌이면 충족되는 것 따스한 것 그래서 몸 속에서 녹아 내리는 것 눈물의 뒤편에서 빛나는 것 죽음의 저쪽에서 환해지는 것 줄 때에 기쁜 것 줄수록 더 많이 생기는 것 한 없이 한 없이 주어도 괜찮은 것 결국 나 자신을 위하는 것 어리목 입구-사제비 동산-사제비 약수-만세동산-윗세오름-방아오름 전망대-윗세오름-노루샘-오백나한-영실지소-영실입구 (9:15~15:10) 아침 7시 숙소에서 나와 다시 터미널로 나와 어제 먹던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터미널에 가니 8:30 버스를 타야 한다. 버스는 1시간에 한대 밖에 없다. 등산이나 올레길 걷는 사람들이 여러명 탔고 그나마 출..

제주 2 (한라산 가기, 12/14)

김용화 달걀같이 갸름한 달걀빛 얼굴을 한 눈 말간 소녀가 앉았던 자리에 살짝 떨어뜨려 놓고 간 몇 온스의 온기에 감염, 아차차! 이수역을 지나치고 말았네 성판악- 사라 대피소-진달래 대피소-한라산 동봉-용진각 대피소터-삼각봉 대피소-탐라 대피소터-관음사 입구 (8:25~15:45) 6시 출발 한다더니 7시 숙소를 나서 숙소 주인이 알려준 '밥이 맛있는 집' 식당에 가니 아침인데도 사람이 많다. 몰랐는데 터미널 바로 옆은 운동장이 있었다. 여기서 시합이 있어 근처 숙소가 방이 별로 없다는것 같다. 옥돔구이에 미역국이 나와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 산에서 먹을 간식은 길 건너 빵집에서 빵을 샀고 커피, 요구르트, 귤을 샀고 숙소에서 준 귤까지 있어 어제보다 짐이 더 무거워 졌다. 성판악 행 7:30 버스를 ..

대중교통으로 제주 즐기기 1 (우도 올레길 걷기, 12/13)

김미혜 "이거 진짜예요?" 엄마는 참기름 살 때 꼭 물어보아요. 참깨, 참쑥, 참취, 참꽃, 참나무, 참나물, 참숯, 참빗, 참나리, 참비름, 참개암나무, 참새, 참게, 참매미, 참개구리, 참다람쥐, 참당나귀, 참치, 참붕어, 참조기, 참가자미, 참말, 참뜻, 참사람, 참소리, 참값… "참'이란 뜻을 가진 낱말 이렇게 많은데 이름처럼 참된 것들 얼마나 있을까요? 참! 일정: 6:45 비행기-제주공항-성산포항-우도 하우목동항 (11:20)-우뭇개-천진리-우두봉-우도등대-검멀레 해수욕장-비양도 입구-하고수동 해수욕장-오봉리사무소-하우목동항 (15:20) 한라산을 가기로 해 날짜를 잡았고 비행기표, 숙소는 남편이 예약을 했다. 4시 일어나 예약한 공항 행 첫 리무진을 타고 공항 도착해 배낭을 지고 비행기를 처..

북한산 조망을 기대했으나 (노고산, 12/11)

정채봉 사랑에도 암균이 있다 그것은 '의심'이다. 사랑에도 항암제가 있다. 그것은 오직 '믿음'. 코스개관: 흥국사 입구-흥국사-노고산-일영 유원지-천생연분 마을 정류장 (10:20~14:50, 기온은 높았으나 뿌옇고 흐린 날씨로 북한산 조망을 전혀 못함. 5명) 모처럼 완전체가 되어 나름팀이 산에 가는날. 힘든산은 안되고 그렇다고 둘레길은 가기 싫고.... 차영샘네 팀이 노고산을 다녀왔다. 예전 한북정맥에서 다녀온 후 거의 20년 만에 가는것 같다. 산행기를 검색해 보니 거리도 길지 않고 초장에 올라가면 능선길은 평탄하다고..... 10시 구파발역에서 만나 704번을 겨우 타고 흥국사 입구에서 하차. 입구에서 흥국사는 생각보다 멀다. 예전 조촐했던 흥국사는 어디 가고 불사를 해 놓아 같은절 다른 느낌이..

미모팀 완전체가 되어 용마-아차산 가기 (12/8)

오은주 개미를 주시한다, 산 하나를 업고 가는 꿈을 향해 걸어가면 벼랑도 사뿐할까 등짐에 고이 올려진 한결같은 저 행보 코스개관: 용마산역 2번 출구-용마폭포공원-용마산-아차산-아차산 생태공원-광나루역 (10:30~15:30, 따뜻한 겨울날. 넷) 원래 목욜이 정기 산행일인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12월 산행은 일단 다 수욜로 바뀌었다. 모처럼 명숙샘도 참석 해 완전체가 되어 용마산역에서 만나 산행 시작. 용마산으로 하산은 해 봤지만 올라온 것은 처음인것 같다. 용마폭포공원으로 올라가 이리저리 헤매다 중랑둘레길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는 데크길을 피해 능선길로 가다 아뜨거 하며 다시 데크를 넘어오는 생쇼를 한번 하고 놀며 쉬며 걸으며 대화의 광장 꽃피우기. 오늘 날이 더워 한껍데만 입고 산행을 해도 전혀 춥지..

임사모가 되었던 비슬기맥 잇기 (앞고개-낙수봉-날뒤고개, 12/5)

이운학 그대가 꺾어준 꽃, 시들 때까지 들여다보았네 그대가 남기고 간 시든 꽃 다시 필 때까지 코스개관: 앞고개-낙수봉-밀양추모공원-268봉-오례봉-311.8봉-날뒤고개 (10:25~15;15, 아침엔 쌀쌀하더니 낮에는 더웠음. 맑음. 다섯) 오늘도 다섯이다. 오늘 산행이 짧아서인지 밥을 일찍 먹고 내쳐 잔다고 여주휴게소에서 아침들을 먹고 내쳐 자다자다 깨서 지난번 다음 구간을 하는 날. 오늘은 야산성 산이 대부분이라 높은게 300m 대라고 한다. 산행 시작에는 덥더니 곧 날이 풀리기 시작해 첫번째 봉우리 올라가니 다들 한 껍데기씩 벗었는데도 하나도 춥지 않다. 낙엽이 쌓여있긴 하지만 활엽수와 칩엽수가 섞여 있고 낙엽도 조금은 가라앉아 차분한 느낌이라 덜 미끄럽다는 말 하자마자 작가님이 넘어지셨다. ㅎㅎ..

종주는 힘들어... (검단~용마산, 12/2)

박우현 이십 대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 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십 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코스개관: 하남검단산역 3번 출구-유길준묘 주차장-전망대-검단산-고추봉-용마산-엄미리 버스정류장 (10:00~16:00, 쌀쌀한 날씨에 흐렸다 개었다 하다 막판엔 눈발도 날리다. 셋) 미모산악회 번개산행이다. 나름팀과 검단산 산행 할 당시만 해도 검단산까지 개통..

한양 도성길 완성하기 (창의문~돈의문, 12/1)

유강희 12월이 되면 가슴속에서 왕겨 부비는 소리가 난다 빈집에 오래 갇혀 있던 맷돌이 눈을 뜬다 외출하고 싶은 기미를 들킨다 먼 하늘에서 흰 귀때기들이 소의 눈망울을 핥듯 서나서나 내려온다 지팡이도 없이 12월의 나무들은 마을 옆에 지팡이처럼 서 있다 가난한 새들은 너무 높이 솟았다가 그대로 꽝꽝 얼어붙어 퍼런 별이 된다 12월이 되면 가슴속에서 왕겨 타는 소리가 나고 누구에게나 오래된 슬픔의 빈 솥 하나 있음을 안다 코스개관; 경복궁역 3번 출구-창의문-인왕산 정상-돈의문 인증센터-서대문역-덕수궁 돌담길 (아웃)-숭례문-서울역 (바람이 불어 해가 나도 기온이 올라가지 않은 쌀쌀한 날. 시계는 좋았음. 셋이 걷고 넷이 뒷풀이) 토요일 결혼식 스케줄이 있어 평일 낮에 만나 한양 도성길을 완성 하기로 한 ..

한양도성길(혜화문~창의문, 11/27)

정진규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깝다는 말씀을 아시는가 이것은 나락도 다 거두어 갈무리하고 고추도 말려서 장에 내고 참깨도 털고 겨우 한가해지기 시작하던 늦가을 어느날 농사꾼 아우가 무심코 한 말이다 어디 버릴 것이 있겠는가 열매 살려내는 햇볕, 그걸 버린다는 말씀이 당키나 한가 햇볕이 아깝다는 말씀은 끊임없이 무언갈 자꾸 살려내고 싶다는 말이다 모든 게 다 쓸모가 있다 버릴 것이 없다 아 그러나 나는 버린다는 말씀을 비워낸다는 말씀을 겁도 없이 지껄이면서 여기까지 왔다 아니다 욕심도 쓸모가 있다 햇볕이 아깝다는 마음으로 보면 쓸모가 있다 세상엔 지금 햇볕이 지천으로 놀고 있다 햇볕이 아깝다는 뜻을 아는 사람은 지금 아무도 없다 사람아 사람아 젖어있는 사람들아 그대들을 햇볕에 내어 말려라 햇볕에 내어 말려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