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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능선에서 가을을 느끼다 (북한산, 10/15)

김명수 숲 속 나무들의 봄날 약속은 다같이 초록 잎을 피워내는 것 숲 속 나무들의 여름 약속은 다같이 우쭐우쭐 키가 크는 것 숲 속 나무들의 가을 약속은 다같이 곱게 곱게 단풍 드는 것 숲 속 나무들의 겨울 약속은 다같이 눈보라를 견뎌내는 것 코스개관: 백화사-의상봉-의상능선-715봉-대남문-대성문-평창동 (10:20~17:00) 월 2회 하는 미모산악회. 어디 가냐고 하니 의상을 가자는 차영샘. 친구들과 12성문 중 의상능선이 빠져 예습하려는것 같다. 두사람 다 오랫만에 의상능선을 하는데 아침 빗방울이 떨어진다. 일단은 10시 구파발에서 만나 버스를 타고 백화사에 내리니 비는 소강상태다. 백화사 들리려다 체온도 재야 한다고 적혀있어 그냥 밖에서 사진만 찍고 오늘은 대장 훈련 산행이니 의상능선부터 가기로..

시스터끼리 불암산 가기 (10/9)

고두현 저 바다 단풍 드는 거 보세요. 낮은 파도에도 멀미하는 노을 해안선이 돌아앉아 머리풀고 흰 목덜미 말리는 동안 미풍에 말려 올라가는 다홍 치맛단 좀 보세요. 남해 물건리에서 미조항으로 가는 삼십 리 물미해안, 허리에 낭창낭창 감기는 바람을 밀어내며 길은 잘 익은 햇살 따라 부드럽게 휘어지고 섬들은 수평선 끝을 잡아 그대 처음 만난 날처럼 팽팽하게 당기는데 지난 여름 푸른 상처 온몸으로 막아주던 방풍림이 얼굴 붉히며 바알갛게 옷을 벗는 풍경 은점 지나 노구 지나 단감빛으로 물드는 노을 남도에서 가장 빨리 가을이 닿는 삼십리 해안길, 그대에게 먼저 보여주려고 저토록 몸이 달아 뒤채는 파도 그렇게 돌아 앉아 있지만 말고 속 타는 저 바다 단풍드는 거 좀 보아요. 코스개관: 상계역 1번 출구-삿갓봉 근린..

당나귀 오랫만에 뭉치다 (양평 청계산, 10/3)

나태주 멀리서 보면 때로 세상은 조그맣고 사랑스럽다 따뜻하기까지 하다 나는 손을 들어 세상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자다가 깨어난 아이처럼 세상은 배시시 눈을 뜨고 나를 향해 웃음 지어 보인다 세상도 눈이 부신가 보다 산행일: 2021.10.03 (일) 여름같던 가을날 코스개관: 양수역-소리개고개-벗고개-청계산-형제봉갈림길-청계리-국수역 (9:45~18:10) 멤버: 당나귀 5명 6월20일 산행을 하고 잠정 휴업중이던 당나귀 산악회 산행을 10월 부터 재개 한다는 반가운 소식. 아침 총무님 차를 타니 헐렁하다. 까멜은 아들이 아파 못오고 신천씨는 자가격리중이라고. 즉 4명이 평촌에서 출발해 양수역에서 회장님을 만나기로 했다고... 9시 약속시간보다 이르게 양수역 도착하니 여긴 잔차 부대가 한가득이다. 잔차 ..

구천계곡에서 평창계곡으로 (북한산, 10/2)

윤이현 언제나 말이 없는 산. 그래도 내가 찾아가면 가만히 속삭여주는 한마디 난, 널 좋아한단다. 그래, 나도야. 그래서 이렇게 날마다 널 찾아오잖니! 코스개관: 수유역 4번 출구에서 1번 마을버스 승차-아카데미하우스 하차 (종점)-아카데미하우스-구천계곡-대동문-보국문-대성문-평창탐방안내소-평창파출소 (10:20~15:00, 날씨 밤에 비가 오고 맑은 가을날) 지난주 북한산 둘레길을 하니 아주 편안한 길도 아니면서 경치는 어정쩡 하다. 통일연수원을 지나며 다음 산행은 여기서 출발하면 될것 같아 제일 짧은 코스로 올라가 대동문에서 평탄한 산성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이번엔 다같이 밥과 반찬 1가지씩 싸가지고 오자고 했다. 에인절고는 성묘로 결석계를 냈는데 당일 아침 하늘이 안오기로 했다고. 산행 난이도 ..

북한산 둘레길 걷기 (우이역~빨래골, 9/25)

문태준 만발한 개망초는 공중에 뜬 꽃별 같아요. 섬광 같아요. 작고 맑지요. 대낮에 태양을 이고 혼자 서 있을 적엔 슬퍼 보이기도 하지요. 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한적한 여름 대낮을 그렇게 홀로 서 있지요. 무엇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자세로. 나는 개망초가 어머니처럼 생겼다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하얀 수건을 쓴, 밭일 하는 내 어머니의 얼굴 혹은 영혼. 나는 개망초가 흐드러진 들길을 수도 없이 오가곤 했지요. 그러나 그 풀꽃을 사랑한다는 고백은 못했지요. 공중을 편편하게 날아가는 잠자리처럼 나는 그 위를 지나쳐 가는 더운 바람이요, 뭉게구름이요, 뙤얕볕일 뿐이었지요. 활짝 핀 개망초는 대낮을 더 환하게 하지요. 기다림은 사람을 눈부시게 하지요. 코스개관: 북한산 우이역 2번 출구-소나무숲길-순례길-흰구..

길상사 꽃보러 갔으나 (9/24)

허영자 겸손이란 참으로 자신 있는 사람만이 갖출 수 있는 인격이다. 자신과 자부심이 없는 사람은 열등의식이나 비굴감은 있을지언정 겸손한 미덕을 갖추기 어렵다. 겸손은 자기를 투시할 줄 아는 맑은 자의식을 가진 사람의 속에 있는 것이다. 자기의 한계를 알고 한정된 자신의 운명과 우주의 영원무변성과 대비할 줄 아는 분별력을 가진 사람만이 겸손할 수가 있다. 또한 겸손은 생명 있는 모든 것, 혹은 무생물의 모든 것까지 애련히 여기는 마음에서 유래하는 것이며 그들의 존재함에 대한 외경심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자연의 모든 뜻, 옆에 있는 사람이나 사물을 모두 스승으로 삼아 가르침을 얻고자 하는 겸허함을 가진 이의 삶은 경건하다. 경건한 삶을 사는 사람은 함부로 부화뇌동하지 않으며, 함부로 속단하지 않으며, 운명을..

북한산 칼바위 가기 (9/23)

정양 밤이 길어진다고 세월은 이 세상에 또 금을 긋는다 다시는 다시는 하면서 가슴에 금 그을수록 밤은 또 얼마나 길어지던가 다시는 다시는 하면서 금 그을수록 돌이킬 수 없는 밤이 길어서 잠은 이렇게 짧아지는가 코스개관: 수유역 3번 출구 3번 마을버스로 빨래골 이동-칼바위 능선-대동문-산성매표소 (10:25~15:30, 바람불어 좋은날) 산정팀과 월 2회 산행을 하기로 한 날. 모처럼 명숙샘도 참석한다고 한다. 10시 수유역에서 마을버스로 이동해 칼바위 찾아가기. 지난번 버벅대던 길을 오늘은 절 가기 전 능선에 붙으니 된다. 약수터에서도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니 마당바위가 나와 잠시 조망하고 신작로 같은 능선을 올라가는데 평일인데 뒷짐지고 물도 없이 올라오는 사람들 보고 기죽는다고..... 선수들끼리 오니..

의상능선을 가다 (북한산, 9/22)

김덕성 둥글고 고운 보름달 빛이 내리는 풍요로운 가을 만남에서 기쁨이 오고 감사함으로 즐거움이 오는 추석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가족들 모두 함께 알록달록 송편 빚으며 부모님 모시고 한 상에 들러 앉아 이야기 나누며 음식을 먹으니 깊은 우애를 다지네 보름달만큼 환하게 웃음꽃이 가득 피는 우리 집 사랑과 행복이 철철 넘쳐흐르는 풍요로운 추석 한가위 코스개관: 구파발역 1번 출구-8772 버스 이동-백화사-의상능선-남장대지-행궁지-산성입구 (9:40~15:20, 한때 소나기) 18일 못 간 산행을 하기로 한 날. 연휴 마지막날인데 비 예보가 있다. 모처럼 넘버4는 참석한다고 했고 하늘과 리사는 못 온다고 해 넘버4 못 간 의상능선을 가기로 했는데 비가 변수다. 만나는 시간을 30분 당겨서인지 구파발역이 덜 붐빈..

하늘 미리 버스데이 파리 (9/14)

오소후 헛간 벽이면 어때요 덩쿨손 뻗어 가겠어요 작년 고추모지지대가 한 웅큼 걸린 헛간 벽이면 어때요 아름답고 어여쁜 이파리를 걸어 두겠어요 나서야 할 공간이 오로지 헌 벽 뿐이라면 그곳 울음 지운 미소 빨간 물결 흘러가게 하겠어요 이 헛간을 독락당이라 이름하고 싶어요 나의 기쁨이 그대의 기쁨도 되었으면 추석 전이 하늘 생일이다. 예전 케잌 주문할때 하늘 생일 축하라고 써 달라고 하니 개천절이냐고 했던 기억이 난다. 오늘 장소는 '디라이프스타일 키친 광화문점'을 예약했다고 한다. TV에도 방영됐고 몇번 와봤는데 다들 만족도가 높은 곳이라고 한다. 오늘은 며늘 생일이라 음식을 해다주고 싶어 미역국. 불고기, 나물 등을 없는 실력에 준비해 나오는길에 가져다주고 서울역에 내리니 시간이 많이 남는다. 노느니 서..

남한산성 (산성리-광지원, 9/12)

문태준 하늘에 잠자리가 사라졌다 빈손이다 하루를 만지작만지작 하였다 두 눈을 살며시 또 떠보았다 빈손이로다 완고한 비석 옆을 지나가보았다 무른 나는 금강이라는 말을 모른다 그맘 때가 올 것이다 잠자리가 하늘에서 사라지듯 그맘 때에는 나도 이곳서 사르르 풀려날 것이니 어디로 갔을까 여름 우레를 따라 갔을까 후두둑 후두둑 풀잎에 내려앉던 그들은 코스개관: 산성리-현절사-남한산-한봉-약수산-약사산-노적산-동문등산로 입구(광지원) (10:25~2:30, 맑고 더웠다) 산정팀 월례 산행일. 오늘까지만 주말에 하고 다음부터는 평일에 하자고 했다. 명숙샘은 집안 우환이 있어 오늘 결석. 내가 초밥을 싸가기로 했다. 헌데 아침 일찍 친구 남편 부고가 와 있다. (코로나 접종인듯) 저녁 6시 문상 가기로 하고 10시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