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 469

러너는 비가 와도 젖지 않는다고? (서울마라톤, 3/4)

'비가 오려 할 때' - 문태준(1970~ ) 비가 오려 할 때 그녀가 손등으로 눈을 꾹 눌러 닦아 울려고 할 때 바람의 살들이 청보리밭을 술렁이게 할 때 소심한 공증인처럼 굴던 까만 염소가 멀리서 이끌려 돌아올 때 절름발이 학수형님이 비료를 지고 열무밭으로 나갈 때 먼저 온 빗방울이 개울물 위에 둥근 우..

완주한 것만도 기뻐라 (여수 마라톤을 뛰고, 1/7)

'북관(北關)'- 백석(1912~95) 명태(明太)창난젓에 고추무거리에 막칼질한 무이를 뷔벼 익힌 것을 이 투박한 북관(北關)을 한없이 끼밀고 있노라면 쓸쓸하니 무릎은 꿇어진다 시큼한 배척한 퀴퀴한 이 내음새 속에 나는 가느슥히 여진(女眞)의 살냄새를 맡는다 얼근한 비릿한 구릿한 이 맛 속에선 까마득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