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 469

나름대로 의미가 있던 춘천마라톤 참가기 (2006.10.29)

'나비의 문장'- 안도현(1961~ ) 오전 10시 25분쯤 찾아오는 배추흰나비가 있다 마당가에 마주선 석류나무와 화살나무 사이를 수차례 통과하며 간절하게 무슨 문장을 쓰는 것 같다 필시 말로는 안 되고 글로 적어야 하는 서러운 곡절이 있을 것 같다 배추흰나비는 한 30분쯤 머물다가 울타리 너머 사라진다 ..

등산은 나의 힘! (금수산 산악마라톤 참가기, 9/24)

나를 위로하는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

오늘은 나도 빈이 되어 달렸다(음성 품바 마라톤, 4/23)

이원규(1962∼ ) ‘속도’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인간들의 동화책에서만 나온다 만약 그들이 바다에서 경주를 한다면? 미안하지만 이마저 인간의 생각일 뿐 그들은 서로 마주친 적도 없다 비닐하우스 출신의 딸기를 먹으며 생각한다 왜 백 미터 늦게 달리기는 없을까 만약 느티나무가 출전한다면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