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산행기 57

암릉미가 백미인 영동 백화산 가기 (9/22)

김명인 길섶에 뿌려놓은 코스모스  여름 내내 초록줄기를 뻗더니 길가에 추분의 꽃대들을 잔뜩 세웠다 아침나절에 내려놓는 햇살  제법 선선해졌지만 아직도 한 무더기 무더위가 짓누르는 한낮, 코스모스가 이룩한 생산은  수백수천 꽃송이를 일시에 피워낸 것인데 오늘은 우주의 깃털바람 그 꽃밭에다 하늘하늘 투명한 햇살의 율동 가득 풀어놓고 있다 알맞게 온 색색의 꽃잎들이 결을 맞춘다 새털처럼 가벼워진 지구가 코스모스 잎잎 위에서 저마다의 이륙을 준비한다 코스개관: 반야교-백화산 산림욕장-주행봉-부들재-한성봉 (백화산)-계곡길-주차장 원점 회귀 (덥지만 덥지 않던 날, 당나귀 6명)  9월초 계곡산행을 끝으로 여름이 끝날 줄 알았는데 추석까지 아주 더웠다. 헌데 금욜 비가 많이 내리더니 토욜부터 갑자기 가을의 향기가..

2024년 산행기 2024.09.24

추석 연휴 대모산 가기 (9/18)

심경보 봄 어느날 베란다 화분들에 물 주다가  무심코 빈 화분도 흠뻑 적셔 주었다.  며칠 뒤 싹이 쏙 돋길래 심은 적도 없는 씨앗의 정체가 궁금해 계속 물 주며 살폈더니 싹이 자라 줄기가 되고 어느새 덩쿨이 되어 옆 화분의 방울토마토 줄기를 타고 오른다. 예쁜 하트 모양 잎사귀들을 보니 어딘가 눈에 익지만 설마하며 몇 달을 기다렸더니 드디어 9월의 첫날 아침 작은 꽃을 수줍게 피워올렸다. 옅은 파란색이 고운 나팔꽃! 초대한 적 없는 꽃이 여길 어떻게 찾아왔을까? 아파트 4층 베란다에  더구나 방충망도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이것이 기적인가? 기특해 보고 또 보고 좋아서 자꾸 웃음이 난다. 코스개관: 수서역 5번 출구 (스탬프)-수서역 6번 출구 (스탬프)-대모산 정상-태극사 방향-일원역 아웃..

2024년 산행기 2024.09.24

여름 끝자락의 연인산 용추계곡 트레킹 (9/1)

이가림 벌거벗은 바람이 살짝 손을 내뻗어 족두리꽃의 젖가슴을 어루만지고 족두리꽃이 살짝 손을 내뻗어 바람의 맨살 허리를 몰래 휘어 감는 참 황홀한 애무의 한때를 전주 설예원(雪藝苑) 안마당에서 엉겁결에 나는 엿보았네 그대 이름은 풍접화(風接花) 바람의 손길이 스쳐야 비로소 피가 도는 여인 이 천지간 저 혼자 몸부림쳐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아아, 살갑게 간질이는 바람의 수작(酬酌) 없이는 족두리꽃 한 송이 피어나지 못함을 전주 설예원 안마당에서 문득 나는 엿보았네 코스개관: 가평 용추계곡 원점회귀 (확실히 덜 더웠던 날, 당나귀 6명)  8월 3주 산행은 더위로 쉬었다 가니 한달 만에 당나귀 산행을 하게 된다.작가님은 새바위 산행에 결석하셔서 두달 만이다.모처럼 완전체가 되어 농수산에서 출발해 대성리역에..

2024년 산행기 2024.09.04

관악산 산행 (8/25)

박종영  봄을 보내고 동동한 8월 맞아 흰꽃, 자주꽃, 한 줄 무지개 무늬로 웃고 있는 저거, 별빛 모아 핀 탓일까? 자욱한 안개로 솟아 하느작거린다 칠월칠석 오작교 난간에 서린 서러운 이슬 마시고 우는가? 저토록 시린 빛깔 더 고우니 어찌 초롱꽃 시샘을 나무라랴 달빛 아래 옷고름 풀고 팔랑대는 하얀 몸뚱이 너 도라지꽃이여! 네 가슴 빌려 내 임 하면 어떠랴, 갸륵한 구름꽃아 코스개관: 청사역-과천향교-용마능선-연주대 3거리-사당역 (둘, 오늘도 더움)  리사가 산행 후 장공주랑 셋이 밥을 먹자고 연락이 왔다.그래서 코스를 관악산으로 잡았다.청사역에서 내려 향교 지나 용마능선으로 올라가는데 리사가 산행 하는줄 알고 오늘 널널할줄 알고 등산화도 약한거에 무릎 보호대를 안 들고 왔다는 장공주.날이 더우니 무..

2024년 산행기 2024.08.28

서울 둘레길 가기 (고덕역~올림픽공원, 8/20)

이성선한밤 짐승이 되어 울까 눈물 가득 꽃이 되어 울까 광야에 웅크려 하늘을 본다 몸은 지상에 묶여도 마음은 하늘에 살아야지 이 가지 저 가지를 헤매며 바람으로 울어도 영혼은 저 하늘에 별로 피어야지 절망으로 울던 마음 그 가난도 찬연한 아픔으로 천상에 빛나야지 광야에 웅크려 다시 하늘을 본다 마음 잎새에 빛나는 별빛이어 눈물 가득 꽃이 되어 울까 한 마리 짐승이 되어 울까 코스개관: 고덕역 1번 출구-고덕산-일자산-올림픽 공원역 (둘)  오늘부터 2학기 출근날.2시 고덕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환승역을 지나쳐 되집어 가는데 이번엔 한 정거장 전에서 내려 결국 거의 40분 넘게 늦었다. 으째 이런일이....아무튼 거의 3시가 다 되 만나 둘레길을 가는데 오후에 가서인지 그늘이 많아 그나마 다행이다.오늘 바..

2024년 산행기 2024.08.28

앵봉산-봉산 가기 (8/18)

이성선한밤 짐승이 되어 울까 눈물 가득 꽃이 되어 울까 광야에 웅크려 하늘을 본다 몸은 지상에 묶여도 마음은 하늘에 살아야지 이 가지 저 가지를 헤매며 바람으로 울어도 영혼은 저 하늘에 별로 피어야지 절망으로 울던 마음 그 가난도 찬연한 아픔으로 천상에 빛나야지 광야에 웅크려 다시 하늘을 본다 마음 잎새에 빛나는 별빛이어 눈물 가득 꽃이 되어 울까 한 마리 짐승이 되어 울까  오늘 당나귀 산행일인데 덥다고 쉰단다.당나귀가 달라졌다. 이러다 사라질 수도 있겠다 싶다.장공주에게 혹시나 해 연락하니 당나귀도 쉬는데 우리가 가도 되냐고...너무 많이 쉬어 가자 했고 대신 둘레길 코스에서 스탬프 찍는 구간을 가기로 했다.구파발역에서 기다리는데 한떼의 사람들이 관광버스에 탄다. 뭔가 보니 절에 가는 차인데 오늘이 ..

2024년 산행기 2024.08.28

당나귀 새바위 만나러 가기 (8/4)

송찬호  요즈음 간절기라서 꽃의 집배가 좀 더디다 그래도 누구든 생일날 아침이면 꽃나팔 불어준다 어제는 여름 꽃 시리즈 우표가 새로 들어왔다 요즘 꽃들은 향기가 없어 주소 찾기가 힘들다지만 너는 알지? 우리 꿀벌 통신들 언제나 부지런하다는 걸 혹시 너와 나 사이 오랫동안 소식이 끊긴다 하더라도 이 세계의 서사는 죽지 않으리라 믿는다 미래로 우리를 태우고 갈 꽃마차는 끝없이 갈라져 나가다가도 끊어질 듯 이어지는 저와 같은 나팔꽃 이야기일 테니까 올부터 우리는 그리운 옛 꽃씨를 모으는 중이다 보내는 주소는, 조그만 종이봉투 나팔꽃 사서함 우리 동네 꽃동네 나팔꽃 우체국 코스개관: 상천휴게소-가은산-둥지봉-새바위-옥순대교 (엄청 덥던 날, 다섯)  제천 새바위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가기로..

2024년 산행기 2024.08.28

대모-구룡산 가기 (7/27)

김남조 아슴한 어느 옛날 겁(劫)을 달리하는 먼 시간 속에서 어쩌면 넌 알뜰한 내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지아비의 피 묻은 늑골에서 백년해로의 지어미를 빚으셨다는 성서의 이야기는 너와 나의 옛 사연이나 아니었을까 풋풋하고 건강한 원시의 숲 찬연한 원색의 칠범벅이 속에서 아침 햇살마냥 피어나던 우리들 사랑이나 아니었을까 불러 불러도 아쉬움은 남느니 나날이 새로 샘솟는 그리움이랴, 이는 그 날의 마음 그대로인지 모른다 빈방 차가운 창가에 지금이사 너 없이 살아가는 나이건만 아슴한 어느 훗날에 가물거리는 보랏빛 기류같이 곱고 먼 시간 속에서 어쩌면 넌 다시금 남김 없는 내 사람일지도 모른다 코스개관: 수서역 5번 출구-대모산-구룡산-염곡4거리-양재시민의 숲 (둘)  오늘은 둘레길 배지도 받을 겸 대모구룡산을 가..

2024년 산행기 2024.08.03

관악산 둘레길 (사당역~서울대, 7/30)

임영조 어제 피운 바람꽃 진다  팔월염천 사르는 농염한 꽃불 밤 사이 시들시들 검붉게 져도  또다른 망울에 불을 지핀다 언제쯤 철이 들까? 내내  자잘한 웃음소리 간드러지는 늙은 배롱나무의 선홍빛 음순  날아든 꿀벌을 깊이 품고 뜨겁다 조금 사리 지나고 막달이 차도  좀처럼 하혈이 멎지 않는 꽃이다 호시절을 배롱배롱 보낸 멀미로  팔다리 휘도록 늦바람난 꽃이여 매미도 목이 쉬어 타는 말복에  생피같이 더운 네 웃음 보시한들 보릿고개 맨발로 넘다가 지친  내 몸이 받는 한끼 이밥만 하랴 해도, 오랜 기갈을 견뎌온 나는  석달 열흘 피고 지는 현란한 수사(修辭) 네 새빨간 거짓말도 다 믿고 싶다  그 쓰린 기억 뒤로 가을이 오고 퍼렇게 침묵하던 벼이삭은 패리라  처서 지나 한로쯤 찬이슬 맞고 햇곡도 다 익어..

2024년 산행기 2024.08.03

명화, 우면산을 가다 (7/25)

나태주 여름방학 때 문득 찾아간 시골 초등학교 햇볕 따가운 운동장에 사람 그림자 없고 일직하는 여선생님의  풍금 소리 미루나무 이파리 되어 찰찰찰 하늘 오른다  오늘 건강검진 재검 받는날이다.아침에 피검사 받고 나니 시간이 많이 남는다.영화 검색을 해 보니 조조영화를 볼 수 있을것 같다.부지런히 이수역 아트나인에서 퍼펙트 데이를 봤다. 원래 산나리랑 보려던 건데 산나리는 같은날 딸과 봤다고.보고나니 내집 화장실 청소라도 깨끗하게 해야 겠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그래도 시간이 남아 장 브랑제리 빵도 사고 찻집에 앉아 있는데 일찍 올 수있다는 명화.부랴부랴 짐 싸서 사당역 보쌈집에서 세일러마랑 셋이 만나 감자 옹심이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우리는 우면산으로.세일러마가 깻잎 잰거에 감자를 줬다. 안 그래도 짐 ..

2024년 산행기 2024.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