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산행기 57

초막골 생태공원에서 수리산 가기 (7/14)

박만식 극과 극의 쌍 빵 분식과 채식의 절충 궁합 패티 처음 맞대면하면 속수무책, 예의범절 우아한 겸손 잠시 접고 품위와 고상함 소심함과 망설임 꾸욱 내려놓고 다소곳이 앉았지만 입 크게 벌려 눌러 먹고 베어 먹는 햄버거 잠시 이중인격자가 되어야 와앙 물 수 있어 버거운 햄버거 소극적 성격도 바꿔 주는 빵이기에 두 손 공손히 받들어 모시고 치명적 아름다운 입놀림으로 턱에서 똑소리 나도록 욱여넣어야 젊어지는 허기와 채워지는 끼니 코스개관: 수리산역 3번 출구-철쭉동산-초막골 생태공원-야영장 입구-무성봉-임도5거리-슬기봉-슬기쉼터-태을봉 갈림길에서 수도사업소로 하산하다 엘림복지원으로 하산 (더운날 바람이 간간히 불었고 그늘이 많아 그나마 견딜만, 둘)  히로인스 친구 중 군포에 사는 분이 초막골 공원에 연꽃이..

2024년 산행기 2024.07.14

안산-인왕산 가기 (7/6)

서정주아버지는 타관으로 벌이 나가고 어머니도 할머니도 밭에 나가고 빈집엔 다섯 살짜리 나 혼자뿐 그리고 하늘과 땅 사이에선 서글프게 울어대는 뻐꾹새 소리뿐 머리에도 뼛속에도 가슴 속에도 끊임없이 스며드는 뻐꾹새 소리뿐 개울가로 달려가서 개울 속을 보면은 저기 어린 구름에서도 뼈꾹새 소리뿐 집으로 되돌아와 숨을 죽이며 벽에 흙을 떼어서 먹어 보면은 그속에서도 울어대는 뻐꾹새 소리뿐 코스개관: 독립문역 4번 출구-자락길 입구-무악정-안산봉수대-무악재 하늘다리-인왕산-기차바위-부암동 (비 예보. 간간히 바람이 불어줌, 둘)  장공주에게 북한산 영봉 가자하니 비 오는데....예보로는 낮에는 안 온다고 했지만 그래도 모르는지라 산행지 변경.대신 1일 2산 가자 했다.독립문역에서 만나 자락길로 접어들었다. 이쪽도 ..

2024년 산행기 2024.07.09

무장애길에서 산길로 마무리 (우면산, 6/30)

박경희살기 위해서다푸른 잎이 가시로 변한 것도몸통만 둥글게 부풀리는 것도살기 위해서다뜨거운 태양을 머리에 이고긴 시간 버티어 본 적 있는가생명의 푸른 기운그것 지키려고 사방에 가시를 둔 거다때로는 가시가 나를 찔러도두껍게푸른 옷 입고 버티는 거다언제나 붉은 꽃 피우려고견디는 거다. 코스개관: 사당역 1번 출구-국립국악원 옆 무장애길-서울둘레길-소망탑-유점사 약수터-남태령 정상-사당역 (비가 소강상태에 바람불어 좋은날, 둘)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비 예보가 있다.그래서 우면산으로 잡았고 비가 많이 오면 새로 생긴 자락길을 걷기로 했다.사당역에서 만났는데 비가 소강상태. 산과 들 중 어디로 가냐고 하니 중간 비 올지 모른다고 해 일단 자락길로 출발.차 타고가다 본 자락길 출발점은 사당역에서 거의 3키로나..

2024년 산행기 2024.06.30

서울 둘레길 1일 2산 하기 (구파발역-증산역, 6/20)

신미나 헤어진 애인이 꿈에 나왔다   물기 좀 짜줘요 오이지를 베로 싸서 줬더니 꼭 눈덩이를 뭉치듯 고들고들하게 물기를 짜서 돌려주었다   꿈속에서도 그런 게 미안했다 코스개관: 구파발역 3번 출구-앵봉산-서오릉 고개-봉산-증산 체육공원-증산역 (더운날, 둘)  지난번 서울둘레길 불암산 구간이 짧지 않은데 무사히 끝낸 명화.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스탬프도 찍고 산행도 가능한 앵봉산으로 가기로.칼퇴근으로 갔는데도 2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조금 늦었다.앵봉산 입구 공사중이던 캠핑장은 정비가 되어 등산로로 정비가 되어 깨끗하다.오늘 평일에 더운날이라 사람이 별로 안 보이고 한갖지다.초입 점심으로 싸 온 초밥을 마저 먹어 치우고 출발. 명화는 날씨가 날씨인지라 오르막에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오늘도 초장엔 약간 식..

2024년 산행기 2024.06.21

소요산에서의 산려소요 (6/16)

윤재철 생각은 새와 같아서 금세 저기 있다가도 없다 딱새 한 마리 수국꽃 가지 속에 들면 생각도 일없이 따라 들었다가 포르릉 그 새 날아올라 자취 끊기면 생각도 자취 없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 길은 다시 이어지고 그 길가 무성한 나무숲은 제 스스로 새들을 풀어내니 잊었던 사람 생각도 스스로 그러하리라 코스개관: 소요산역 주차장-자재암 입구-공주봉-의상대-상백운대-중백운대-하백운대-선녀탕-자재암-주차장 (덥지만 그늘이 많고 바람골도 있어 덜 힘들었던 날. 다섯)  토요일 윤호씨네 큰 공주님 혼사가 있어 다같이 축하 해 주었다.결혼식이 토욜이라 일욜 월례산행에 올 수 있다는 윤호씨? 그게 될까?역시나 지방에서 올라온 친척도 계시고 산행은 무리인것 같다.원래 계획은 가은산, 새바위를 가기로 했지만 좋은데 빼..

2024년 산행기 2024.06.16

청계산 거꾸로 가기 (국사봉~과천매봉, 6/9)

고영민 반죽을 누르면 국수틀에서 국수가 빠져나와 받쳐놓은 끓는 솥으로 가만히 들어가 국수가 익듯, 익은 국수를 커다란 소쿠리째 건져 철썩철썩,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내듯, 손 큰 내 어머니가 한 손씩 국수를 동그랗게 말아 그릇에 얌전히 앉히고 뜨거운 국물을 붓듯, 고명을 얹듯, 쫄깃쫄깃, 말랑말랑 그 매끄러운 국숫발을 허기진 누군가가 후루룩 빨아들이듯, 이마의 젖은 땀을 문지르고 허, 허 감탄사를 연발하며 국물을 다 들이키고 나서는 빈 그릇을 가만히 내려놓은 검은 손등으로 입가를 닦듯, 살다 갔으면 좋겠다 코스개관: 인덕원역 2번 출구-10번 마을버스 종점 하차-청계사 주차장-국사봉-이수봉-절고개-과천매봉-사기막골- 정부과천청사역 (덥고 습하던 날, 둘)  지난주는 설악에 당나귀 산행으로 벅차 토욜 산행을..

2024년 산행기 2024.06.09

봄 설악을 가다 (오색-천불동, 5/31)

고영민대낮, 골방에 쳐박혀 시를 쓰다가 문 밖 확성기 소리를 엿듣는다 계란 …(짧은 침묵) 계란 한 판 …(긴 침묵) 계란 한 판이, 삼처너언계란 …(침묵)…계란 한 판 이게 전부인데, 여백의 미가 장난이 아니다 계란, 한 번 치고 침묵하는 동안 듣는 이에게 쫑긋, 귀를 세우게 한다 다시 계란 한 판, 또 침묵 아주 무뚝뚝하게 계란 한 판이 삼천 원 이라 말하자마자 동시에 계란, 하고 친다 듣고 있으니 내공이 만만치 않다 귀를 잡아당긴다 저 소리, 마르고 닳도록 외치다 인이 박혀 생긴 생계의 운율 계란 한 판의 리듬 쓰던 시를 내려놓고 덜컥, 삼천 원을 들고 나선다. 코스개관: 오색-대청봉-중청-소청-희운각-양폭-귀면암-비선대-와선대-설악동 (바람불어 좋은날, 둘)  5.15 설악 경방이 풀리는 날이었다..

2024년 산행기 2024.06.07

1일 3산 하기 (구담-옥순, 제비봉, 6/2)

신경림어둠이 오는 것이 왜 두렵지 않으랴 불어닥치는 비바람이 왜 무섭지 않으랴 잎들 더러 썩고 떨어지는 어둠 속에서 가지들 휘고 꺽이는 비바람 속에서 보인다 꼭 잡은 너희들 작은 손들이 손을 타고 흐르는 숨죽인 흐느낌이 어둠과 비바람까지도 삭여서 더 단단히 뿌리와 몬통을 키운다면 너희 왜 모르랴 밝는 날 어깨와 가슴에 더 많은 꽃과 열매를 달게 되리라는 걸 산바람 바닷바람보다도 짓궂은 이웃들의 비웃음과 발길질이 더 아프고 서러워 산비알과 바위너설에서 목 움추린 나무들아 다시 고개 들고 절로 터져나올 잎과 꽃으로 숲과 들판에 떼지어 설 나무들아 코스개관: 구담봉 주차장-구담봉-옥순봉-주차장-설마촌두부 점심식사-얼음골 제비봉 입구-제비봉-장회나루 주차장 (더웠지만 바람은 시원한 날, 당나귀 6명)  이번주 ..

2024년 산행기 2024.06.07

관악산 자운암 능선으로 하산했으나.. (5/26)

함민복                                    남의 빈 집에 사는 나처럼 처마밑 빈 제비집에 둥지를 튼 딱새 지붕에 앉고 대문에 앉고 빨랫줄에 앉고 날벌레 길벌레 고쳐 물며 두리번 두리번 그러다 다시 숨고 새끼들 철없이 노란 입 벌리고 가슴이 붉은 수놈보다 더 조심떠는 암놈 안쓰러워 집 나서며 사람들 마실 못 오게 대문 닫다 바라보는 먼 하늘 코스개관: 정부과천청사역-과천향교-정상-자운암 능선-서울대 건설환경연구동 (둘, 시작할 땐 날이 좋았는데 3시에 온다던 비가 일찍 내려 막판 비를 맞다)  어디를 갈까 하다 관악산 오려면 4호선을 타야 해 경마장 가는 사람들과 겹쳐 전철이 복잡하다.그래서 수락산 가자 하니 장공주가 힘들다고 쉬운데 가자 한다.그래서 관악산 제일 짧은 코스로 가..

2024년 산행기 2024.05.29

북한산 비봉 가기 (5/18)

임영자  공허의 숙면에 든 그림자 날개를 폈다 접는 호랑나비 한 마리 한걸음에 다가선 바람은 모로 층이 나길 시작했다 길로 길을 막아선 말 물러서 후퇴하지 않은 회한 속에서 계절마다 자라나는 장미의 가시 나와 당신이 엇갈린 채 풍경은 열리지 않고 모서리의 빈틈마다 쏟아지는 숱한 질문들 낯익은 것과 낯선 것이 뒤엉킨 세계 매일 네 탓으로 돌렸던 변명, 층층 쌓아둔 불안을 지울 때 스스로 껍질을 벗는 화살나무처럼 손이 바삭거린다 눈빛으로 설계된 허무한 꿈 낙심으로 눅눅해진 길을 깨운다 수천 번 소리를 내질러도 수평을 머금는 자세 할퀴고 간 얼굴 위로 다시 살아나는 눈들 둥글고 미끄러워 맨발로 설 수 없을 때 촉진하다라는 동사를 배웠다 직육면체 고백의 세계를 단숨에 빼든다 코스개관: 경복궁역 3번 출구-버스로..

2024년 산행기 202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