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회와 북한산 가기 (5/24) 밥 - 이우걸(1946~ ) 내 하루의 징검돌 같은 밥 한 그릇 여기 있다 내 하루의 노둣돌 같은 밥 한 그릇 여기 있다 내 한의 얼레줄 같은 밥 한 그릇 여기 있다. 네가 주인이라서 섬기며 살아왔다 네가 목숨이라서 가꾸며 살아왔다 그 세월 지난 듯도 한데 왜 아직도 배가 고프니? 한 끼니 밥을 위.. 산행기/2014 산행 2014.05.24
K-pop hologram 맛보기 (5/21) 행복 찾기 -전석홍(1934~ ) 미처 몰랐었네 그것이 행복인 줄을 하루치 땀방울 흠뻑 쏟아내고 둥지 들어 도란도란 어둠을 사를 때 지금 발 디딘 여기 이 자리 하찮은 일상에서 흐뭇함을 느낄 때 이 순간이 행복인 것을 뜬구름 잡으려 헤매는 무리들 오늘도 빈 하늘만 찾아 떠도네 가진 것 크.. 산 이외.../2014 일기 2014.05.22
아싸, 3연패 (대통령기 등산대회, 5/17~18) 남쪽물고기자리의 별들 - 이달균(1957~ ) 남쪽엔 물고기를 닮은 별들이 있다네 신화집 속에서도 별들의 무덤 속에서도 예전에 본 적이 없는 눈이 붉은 작은 물고기 자꾸만 자꾸만 강물이 어두워지고 넋 나간 고기들 하얗게 떠올라오면 개오동 잎사귀처럼 등뼈가 휘는 남쪽물고기 가난.. 산행기/2014 산행 2014.05.19
강화지맥길 잇기 (5/4) 복사꽃, 천지간의 우수리 -오태환(1960~ ) 삐뚜로만 피었다가 지는 그리움을 만난 적 있으신가 백금(白金)의 물소리와 청금(靑金)의 새소리가 맡기고 간 자리 연분홍의 떼가, 저렇게 세살장지 미닫이문에 여닫이창까지 옻칠경대 빼닫이서랍까지 죄다 열어젖혀버린 그리움을 만난 적 있으신.. 산행기/2014 산행 2014.05.19
우비소녀(?)들의 힐링 여행기2 (4/27)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비 - 이상교(1949~ ) 콕, 콕, 콕, 콕, 콕……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발꿈치는 뾰족하다. 콕, 콕, 콕, 콕, 콕…… 뾰족한 발꿈치가 입이다. 콕, 콕, 콕, 콕, 콕, 콕, 콕, 콕, 콕, 콕……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발꿈치 입이 하는 말 무슨 얘기인지 하나도 못 알.. 산 이외.../2014 일기 2014.04.27
철사모와 힐링여행 가기 (천리포수목원, 4/26~27) 나무가 있는 요일 - 안현미(1972~ ) 목요일의 아이는 길을 떠나고 비가 온다 투명한 벽 꽃피는 유리 목요일의 아이는 길을 떠나고 비가 온다 일렁이는 검은 강은 바람의 일기장 자신조차 모르는 가면의 가면 목요일의 아이는 길을 떠나고 비가 온다 헤매는 자의 영혼 나무의 뼛속에 꽂힌다 .. 산 이외.../2014 일기 2014.04.27
흙먼저 펄펄 날리는 강화기맥 가기 (별악산-퇴모산, 4/20) 얼룩 - 김기택(1957~ ) 달팽이 지나간 자리에 긴 분비물의 길이 나 있다 얇아서 아슬아슬한 갑각 아래 느리고 미끌미끌하고 부드러운 길 슬픔이 흘러나온 자국처럼 격렬한 욕정이 지나간 자국처럼 길은 곧 지워지고 희미한 흔적이 남는다 물렁물렁한 힘이 조금씩 제 몸을 녹이며 건조한 곳.. 산행기/2014 산행 2014.04.20
환상의 멤버들과 주작-덕룡 가기 (4/11~12) 감자에 싹이 나서 잎이 나서, - 유형진(1974~ ) 식탁 위에 싹 자란 감자 하나. 옆에는 오래전 흘린 알 수 없는 국물 눈물처럼 말라 있다 멍든 무릎 같은 감자는 가장 얽은 눈에서부터 싹이 자란다 싹은 보라색 뿔이 되어 빈방에 상처를 낸다 어느 날 내 머릿속 얽은 눈이 저렇게 싹을 틔운다면.. 산행기/2014 산행 2014.04.15
관악산 진달래 만나기 (4/13) 꽃자리 -구상(1919~2004)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산행기/2014 산행 2014.04.14
4월의 동화같은 날 영춘기맥을 걷다 (4/6) 백련꽃 사설 - 윤금초(1941~ ) 얕은 바람에도 연잎은 코끼리 귀 펄럭이제. 연화차 자셔 보셨소? 요걸 보믄 참 기가 맥혀. 너른 접시에 연꽃이 쫙 펴 있제. 마실 땐 씨방에 뜨거운 물 자꾸 끼얹는 거여. 초파일 절에 가서 불상에 물 끼얹대끼. 하나 시켜놓고 열 명도 마시고 그래. 그 향이 엄청.. 산행기/2014 산행 2014.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