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기2 까치밥 - 김영환(1955~ ) 묵은 녹을 털고 빛나는 청동 화살처럼 시리게 푸른 하늘을 가르며 순정한 점 하나로 찍힌 감, 그 푯대를 향해 날아가는 까치 한 마리 새해 아침의 까치 한 마리 높다란 가지 끝에서 찬바람 눈보라 맞아가며 더욱 붉게 익어가는 감. 꽁꽁 얼어붙어 하늘길마저 끊긴 한.. 산행기/2014 산행 2014.08.06
2014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기1 다랑쉬오름 - 오승철(1957~ ) (전략) 다랑쉬, 이삿날 슬쩍 내다버린 저 놋화로 불 한 번 토해놓고 잠시 쉬는 분화구여 화산탄 날아간 자리, 증언하라. 꽃향유 증언하라, 그 자리 오로 숨던 다랑쉬동굴 소개령 끝난 반세기 댓잎들은 돌아와도 4·3의 ‘4’ 자도 금했던 역사는 갇혀있다. 왕릉이.. 산행기/2014 산행 2014.08.06
계곡산행의 종결판 (횡성 봉복산, 8/3) 얼음의 속성 - 김영재(1948~ ) 통째 언 저수지가 쩡하고 갈라졌다 숨통이 틔었는지 다음 날 나가 보았다 금이 간 날카로운 틈새 더욱 굳게 붙어 있었다 깊은 산 개울이 얼어 마실 물이 없었다 송송송 달래면서 구멍을 몇 개 냈다 얼음도 숨을 쉬는지 맑은 물을 내주었다 시인이 방금 펴낸 신.. 산행기/2014 산행 2014.08.05
당나귀 계곡찾아 갔건만.... (홍천 백우산, 7/20) 샘터 - 박용래(1925~80) 샘바닥에 걸린 하현(下弦) 얼음을 뜨네 살얼음 속에 동동 비치는 두부며 콩나물 삼십원어치 아침 동전 몇 닢의 출범(出帆) -지느러미의 무게 구숫한 하루 아깃한 하루 쪽박으로 뜨네. 대박타령만 할 게 아니라 쪽박도 둘러볼 일이다. 일확천금의 소원 아닌 헛된 망상.. 산행기/2014 산행 2014.07.22
더위 피해 계곡산행 가기 (흥정산, 7/6) 나의 보일러 씨 - 서숙희(1959~ ) 1 그는 밤이면 버튼 하나로 내게 온다 둥근 털실뭉치에서 실이 풀려나오듯 볼볼볼 둥글고 부드러운 자음과 모음으로 달큰한 살 냄새로 그가 내 옆에 누우면 적막의 굳은살이 뭉긋이 풀려나고 충혈된 허파꽈리도 명치 아래서 잠든다 2 몸의 길 환히 열리어 .. 산행기/2014 산행 2014.07.07
십대를 위한 사랑학개론 이성 사귀는 아이 간섭하면 둘이 더 가까워져 [중앙일보] 입력 2014.07.04 02:30 / 수정 2014.07.04 02:30 『십대를 위한 사랑학개론』낸 정연희·최규영 고교 보건교사 "사랑 없는 성, 무서운 줄 잘 몰라 데이트 비용은 반반씩이 좋지요" 서울과학고 최규영 보건교사(왼쪽)와 서울 한세사이버보안.. 산 이외.../2014 일기 2014.07.04
숙원사업인 감악산 가던 날 (영춘기맥, 신림터널-피재, 6/15) 콩나물의 물음표 - 김승희(1952~ ) 콩에 햇빛을 주지 않아야 콩에서 콩나물이 나온다 콩에서 콩나물로 가는 그 긴 기간 동안 밑 빠진 어둠으로 된 집, 짚을 깐 시루 안에서 비를 맞으며 콩이 생각했을 어둠에 대하여 보자기 아래 감추어진 콩의 얼굴에 대하여 수분을 함유한 고온다습의 이마.. 산행기/2014 산행 2014.06.17
설악 달마봉 가기 (국제 트레킹대회,6/14) 업어준다는 것 - 박서영(1968~ ) 저수지에 빠졌던 검은 염소를 업고 노파가 방죽을 걸어가고 있다 등이 흠뻑 젖어들고 있다 가끔 고개를 돌려 염소와 눈을 맞추며 자장가까지 흥얼거렸다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희고 눈부신 그의 숨결을 듣는다는 것 그의 감춰진 울음이 몸에 스며든다.. 산행기/2014 산행 2014.06.15
모듬 멤버들과 북한산 가기 (6/4) 진순 씨! - 신진순(1953~ ) 고은 티라곤 없는 오십 고갯마루 뒷짐 지고 헉헉대며 오르는 계단 길에서 정 묻혀 이름 불러 준 너희들이 그냥 좋다 권위의 갑옷을 단단히 두르고 온갖 위협의 창날을 휘두르면서 해인사 일주문 사천왕상으로 입 앙다물고 파수를 선다 해도 그 갑옷이 얼마나 허술.. 산행기/2014 산행 2014.06.04
더위가 쳐들어 온 날씨에 치악산 가기 (싸리치-성남관리소, 6/1)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1952~ ) (전략)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이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 산행기/2014 산행 2014.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