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정 휘영청 달 밝은 밤 강가에 세워 둔 솔잎 바람에 덩실덩실 춤을 추고 징소리 장구소리 꽹과리의 어울림에 거리의 불빛은 강물 위로 내려온다 치렁치렁 엮어 놓은 푸른 솔가지에 한 해의 하얀 소망 문어발 되어 허공 끝에 나부낀다 활활 타오르는 저 불길로 겨울 내내 쌓인 산 같은 그리움 산 같은 아픔의 서러움 타오르는 불 속에 함께 태워 버리자 오늘밤 연기 되고 재가 되어 하늘로 바다로 멀리멀리 사라지게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살라 버리자 한 해의 액운을 물리치고 소원을 비는 저 타오르는 솔가지에 이미 꺾어진 꽃으로 살아가는 내 마음도 함께 태워 버리자 강물이 웃고 하늘이 웃고 땅이 비웃더라도 그리움에 젖고 아픔에 젖어 꺾어진 지난 세월 춤추는 저 불길 속으로 던져 버리자 이글이글거리는 저 불길 속으로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