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 469

영랑마라톤, 바람을 벗삼아 한강을 뛰다 (국민건강 마라톤,12/5)

‘나는 천 줄기 바람’- 인디언 전래 시 중에서 내 무덤 앞에 서지 마세요 풀도 깎지 마세요 나는 그곳에 없습니다 나는 그곳에서 자고 있지 않아요 나는 불어대는 천 개의 바람입니다 나는 흰 눈 위 반짝이는 광채입니다 나는 곡식을 여물게 하는 햇볕입니다 나는 당신의 고요한 아침에 내리는 가을비..

포기하지 않은 당신이 아름답다고? (중마 뛰던 날, 11/1)

‘그 또한 내 마음이려니’-최영록(1954∼ ) 마른 햇살들 으스스 웅크린 담벼락에 떨어진다 바싹 여윈 귀뚜라미 등짝 위 가랑잎 한 잎 툭, 떨어진다 토실한 벌레들 나무 구멍 땅 구멍 온몸으로 따스한 구멍 찾아든다 모두들 떠나고 제 집 찾는 계절의 막장 찬 기운 여윈 마음 얼어붙는 상강(霜降) 서리 맞..

여산 사진으로 다시 본 제천 프로젝트 (9/25~27)

‘들꽃 한 송이에도’-전동균(1962~)  떠나가는 것들을 위하여 저녁 들판에는 흰 연기 자욱하게 피어 오르니 누군가 낯선 마을을 지나가며 문득, 밥 타는 냄새를 맡고 걸음을 멈춘 채 오랫동안 고개 숙이리라 길 가에 피어 있는 들꽃 한 송이 하찮은 돌멩이 하나에도 마지막 햇살 안고 저물어가는 들녘,..

제한시간 내 완주한 것만도 기뻤다 (13회 금수산 산악마라톤, 9/29)

‘현자(賢者)’-박호영(1949~ ) 삶의 그늘을 아무나 드리우는 것은 아니다 사나운 비바람을 이겨내고 뜨거운 햇볕의 고통을 겪고 나야 비로소 그늘을 소유하는 자가 된다 삶의 혜안을 아무나 지니는 것은 아니다 보기 싫은 것도 헤아려 볼 줄 알고 보고 싶은 것도 참고 지나쳐야 참된 지혜의 눈을 갖춘 ..

집들이 패키지 산행을 염두에 두었으나.. (9/12)

'내가 언제’- 이시영(1949~ ) 시인이란, 그가 진정한 시인이라면 우주의 사업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내가 언제 나의 입김으로 더운 꽃 한 송이 피워낸 적 있는가 내가 언제 나의 눈물로 이슬 한 방울 지상에 내린 적 있는가 내가 언제 나의 손길로 광원(曠原)을 거쳐서 내게 달려온 고독한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