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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아차산 가기 (6/3)

범황순 오늘의 주인공은 참치이고요 늘씬한 몸매 뽐내는 주홍 당근과 호박 흰 피부 자랑하는 예쁜 감자와 비가 와도 걱정 없는 버섯 녀석과 잘 생긴 양파와 유단자 마늘과 노란 카레비 뿌려 색칠하자 마지막으로 손가락 걸고 실눈 참기름 쭉쭉 뿌려주면 우리 얼굴 환한 모습 하회탈 된다 코스개관: 광나루역 1번 출구-아차산 정상-깔딱고개-사가정역 (바람 불어 좋은 날, 둘) 장공주가 산행 약속을 계속 지키지 못한다. 하늘은 운동을 해 북경 여행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그래서 둘이 만나 낮은 산으로..... 광나루역에서 만나 스탬프 찍고 올라가는데 지난번에는 안산에 사람이 그렇게 많더니 오늘은 또 아차산으로 다 왔나? 우리가 산에 오는거 소문 났나? 한바탕 웃고 빠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늦지도 않게 잠깐 잠깐..

초파일 안산 둘레길 걷기 (5/27)

최준표 내가 가는 길은 늘 혼자라는 생각을 했다 걷고 또 걸어도 멀고 먼 끝없는 지평선이라 생각했다 무심코 걸어온 길 가늠해보니 패 많은 길을 지나왔다 바람 부는 날 비 내리는 날 눈 내리는 날 혼자 걸었던 날은 없었다 하늘이 함께 걸어주고 바람이 뒤에서 밀어주고 친구가 나란히 걷고 있었다 코스개관: 독립문역 5번 출구-안산 둘레길-봉원사 (셋, 조금 내리던 비가 제대로 비가 됨) 오늘 원래 장공주와 산에 가기로 한 날인데 사정상 5월은 못 간단다. 하늘은 그래도 운동을 한 덕분에 북경에서 다니면서 많이 도움이 됐다고. 하늘과 안산 둘레길 걷고 초파일이라 이왕이면 절도 보기로 했다. 10시 독립문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조금 늦는다. 하늘 전화가 왔다. 일찍 도착했는데 사람이 겁나 많아 여길 가야 하냐고. ..

리움에서 안암동으로 (5/25)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5월 독서모임 장소를 정하다 신문에서 본 조선백자전도 보면 어떠냐고 하니 좋다고 한다. 헌데 5.28에 전시가 끝난다고 하니 하늘이 중국에서 일찍 오면 된다고 해 오늘 11시 관람 예약을 했다. 어제에 이어 리움에 출근하게 되었다. 은샘이 제일 먼저 도착했고 하늘도 곧 와서 짐 맡기고 수신기 빌려 시간이 조금 이른데도 입장을 시켜준다. 전시장에는 예상대로 사람도 많고 작품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사방으로 볼 수 있게 작품을 전시한건 좋은데 볼때는 다소 산만하고 수신기랑 맞춰 듣기가 힘이 들었다. 아무튼 이런 국보급..

리움 (마우리치오 카멜란전) (5/24)

목필균 아파트 울타리에 장미보다 쥐똥나무가 먼저 눈 비비고 따가운 햇살로 하얀 싸레기 같은 꽃도 먼저 피우지 쥐똥나무 꽃은 더러운 냄새가 날 것 같다고 아닌데 인천 어느 도로변엔 쥐똥나무를 심어놓고 꽃이 필 때 향기를 맡아보라는 현수막도 걸려있더군 장미는 이름만으로도 화려해 예쁜 드레스를 입고 길가에 서있는 것 같아 무심한 사람들 눈길도 모으지 투박한 이름으로 살아가는 나는 장미보다 쥐똥나무가 더 정이 가네 강인한 마음이라는 꽃말처럼 소리 없는 향기로 빼곡하게 울타리를 만들고 쥐똥 같은 열매로 가을을 만들어서일까 장공주 전화를 받았다. 리사가 리움 미술관 전시회 2시 예약을 했다고 같이 가자고 한다. 그날은 병원 가는 날이라 손주 안 보는 날이라고... 약속도 없고 내일도 리움을 가긴 하지만 내일 전시회..

100대 명산 공작산 가기 (수타사-공작골, 5/21)

임인규 어릴 적 꿈꾸던 아프리카 그곳엔 언제나 풍성한 바나나 숲이 있었습니다. 노랗게 주렁주렁 풍성한 바나나 잘사는 친구 놈 집에서 꿈에 떡 얻어먹듯 우연찮게 처음 맛본 그 맛 달콤함과 이국적 향취여! 첫사랑 그녀가 좋아한 그 달콤한 유혹에 번번이 줄어드는 용돈 그녀의 우유는 바나나 우유 이제는 흔해진 바나나 마트에나 시장에나 지천으로 넘쳐나는 노란 그 바나나 어쩌나 흔하게 사온 바나나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아프리카 밀림 숲도 없고 첫사랑도 퇴색되었지만 바나나 과육만 잘라서 냉장고에 얼린 천하일미 얼음과자 입속에서 느끼는 행복한 사랑 코스개관: 수타사 주차장-약수봉-수리봉-공작산-공작골 (바람불어 좋은 날, 당나귀 6명) 가고싶은 산을 올리면 적극 반영한다고 한다. 혹시나 해 100대 명산 중 못 간 산..

봄 서락을 가다 (오색-백담사, 5/17)

하청호 나는 커다란 그늘이 되고 싶다. 여름날 더위에 지친 사람들과 동물들, 그리고 여린 풀과, 어린 개미, 풀무치, 여치,...... 그들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고 싶다. 그러나 나는 아직 작아 조그만 그늘만 드리우고 있다. 언젠가 나는 크고 튼튼하게 자라 이 세상 모든 사랑스러운 것들을 내 그늘 속에 품어 주고 싶다. 햇빛이 강하고 뜨거울수록 더욱 두터운 그늘이 되어 그들을 품어 주고 싶다. 코스개관: 오색-대청-중청-소청-소청대피소-봉정암-수렴동 대피소-영시암-백담사 (9:10~17:10. 바람불어 좋은날, 둘) 봄 설악을 염두에 두었고 이왕이면 장공주도 머슴이 있다면 가고 싶다고 해 남의편에게 이야기 하니 오케해서 날을 잡기로 했다. 헌데 경방이 5.15이나 풀리는데 이날부터 손주를 봐주기로 해서 ..

한택 식물원을 계획 했으나... (백운호수, 5/11)

정연복 철 따라 잠시 피었다가 머잖아 고분고분 지면서도 사람보다 더 오래오래 사는 꽃 나 죽은 다음에도 수없이 피고 질 꽃 앞에 마음의 옷깃 여미고 경배 드리고 싶다. 피고 지는 인생 무상(無常) 지고 다시 피는 부활의 단순한 순리(順理)를 가르치는 ´꽃´이라는 말없이 깊은 종교 문득, 나는 그 종교의 신자가 되고 싶다. 4월 전시회를 보며 오늘 날짜를 잡았다. 1박 여행을 가네 하다 일단은 당일로 어딘가 가기로 했는데 최종 한택식물원에 가기로. 그러면서 성숙이가 마음에 걸린다고 함께 가자해서 다들 동의. 성숙이는 기쁜 마음으로 합류 하기로 했고 차도 자기가 가져간다고... 헌데 전날 남편이 코로나 확진으로 못 간다고 연락이 왔다. 그럼 그냥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데 가자 했는데 어찌어찌 해 옥경이가 ..

수리산역에서 명학역으로 (수리산, 5/9)

박종영 산에 오르니 눈에 잡히는 것들 훌쩍 자라서 바라보는 재미가 크다. 산 동백, 물푸레나무가 주고받는 푸른 말씀도 정겹게 가만가만 들리는 숲속, 나무의 요정들이 산바람 파고들어 견고한 나이테에 한 뼘 세월의 흔적 그려 넣어 성장의 기쁨이 일렁이고, 지난밤 서투른 시간이 있었는지 시샘하며 토라진 입술 삐쭉거리는 산수국, 보란 듯이 봄내 다듬어 간직한 청람색은 짙푸른 색색의 조화로 우쭐대며 숨 막히는 천상의 빛깔 한 올씩 풀어내는데, 갈등을 빚는 연인들의 가슴에 꽃꿀처럼 달콤한 그리움을 숨 쉬게 하려는가, 산 쑥국새 애잔하게 우는 소리에 늦봄 산 아래 마을은 도둑처럼 적막하고 향기 짙은 나무 한 그루 우울한 숲을 일으켜 세운다. 코스개관: 수리산역-도장초-무성봉-임도오거리-슬기봉 입구-태을봉-관모봉-명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