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년 산행기 123

당나귀와 한강기맥 가기 (화방고개-소삼마치, 9/13)

'해 지는 쪽으로’-박정만(1946~88) 해 지는 쪽으로 가고 싶다 들판에 꽃잎은 시들고. 나마저 없는 저쪽 산마루. 나는 사라진다 저 광활한 우주 속으로. 길지 않는 삶 마감하며 남긴 마지막 시. 제목도 제대로 못 달고 서둘러 가 마지막 두 행만 ‘종시(終詩)’란 제목으로 죽음의 호방한 캐치프레이즈처럼..

당나귀와 한강기맥 가기 (먼드래재-화방고개, 8/30)

‘비 그친 새벽 산에서’-황지우(1952~) 비 그친 새벽 산에서 나는 아직도 그리운 사람이 있고 산은 또 저만치서 등성이를 웅크린 채 창 꽂힌 짐승처럼 더운 김을 뿜는다 이제는 그대를 잊으려 하지도 않으리 산을 내려오면 산은 하늘에 두고 온 섬이었다 날기 위해 절벽으로 달려가는 새처럼 내 희망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