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86

덩굴과 묘지를 지나 금남을 걷다 (만학골-이인교차로, 7/18)

‘시인이 된다는 것’ -밀란 쿤데라(1929~ ) 시인이 된다는 것은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행동의 끝까지 희망의 끝까지 열정의 끝까지 절망의 끝까지 그 다음 처음으로 셈을 해보는 것, 그 전엔 절대로 해서는 안될 일. 왜냐면 삶이라는 셈이 그대에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낮게 계산될 수 있기 때..

알바로 얼룩진 금남정맥-안개 속을 헤매다 (엄사리-만학골, 7/3~4)

감사합니다 하나님 - 베르나르 다디에 (1916 ~ ) 감사합니다. 하나님, 나를 흑인으로 창조하신 것을, 나를 모든 슬픔의 합계로 만드신 것을, 세계를 내 머리 위에 올려놓으신 것을, 나는 센토오르의 옷을 입고 첫날 아침부터 줄곧 세계를 나릅니다. 흰색은 한 번의 성대한 축제를 위한 것이지만 검은 색은 ..

대간도 이렇게 널널할 수 있구나.... (성삼재~여원재, 5/29~30)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 김선우(1970~ )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이 물음..

장수 프로젝트 첫날 바래봉 가기 (인월~정령치, 5/21)

옛집으로 가는 꿈 - 박형준 (1966~ ) 소 잔등에 올라탄 소년이 뿔을 잡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 땅거미 지는 들녘. 소가 머리를 한번 흔들어 소년을 깨우려 한다. 수숫대 끝에 매달린 소 울음소리 어둠이 꽉 찬 들녘이 맑다. 마을에 들어서면 소년이 사는 옴팍집은 불빛이 깊다. 소는 소년의 숨결을 따라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