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1 산행기 73

목장길 따라 정맥길 잇기 (개심사-모가울고개, 10/2)

시멘트 -송승환(1971~ ) 사람들이 인파 속을 걷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잡은 그녀의 손은 바닷가에서 주운 돌이었는지도 모른다 공사중인 빌딩 안으로 그녀는 들어갔다 반죽은 굳어지기 마련이다 햇빛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시멘트, 철근 같은 것들은 이제 풀, 나무처럼 도시의 자연이 됐다. 나무, 이..

금북의 하이라이트를 가다 (까치고개-개심사, 9/18)

그게 배롱나무인 줄 몰랐다 - 김태형(1970~ ) 오래된 창문 밖에 마른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 그 동안 누가 저 나무 아래 웅크리고 앉아 겨드랑이를 간질이고 갔는지는 모르지만 등줄기가 가려울 때마다 몇 차례 누런 허물을 벗고 딱딱한 비늘에 윤기마저 도는지 세 치쯤 되는 공중이 이내 그늘을 ..

지리 태극을 꿈꾸었으나... (9/10 밤머리재-진자마을)

미안하다 - 이희중 (1960 ~ ) 꽃들아 미안하다 붉고 노란 색이 사람의 눈을 위한 거라고 내 마음대로 고마워한 일 나뭇잎들, 풀잎들아 미안하다 푸른 빛이 사람들을 위안하려는 거라고 내 마음대로 놀라워한 일 꿀벌들아 미안하다 애써 모은 꿀들이 사람들의 건강을 위한 거라고 내 마음대로 기특해 한 ..

아, 가을이다~ (금북정맥: 각흘고개-차동고개, 9/4)

먼나무 - 박설희(1964~ ) 바로 코 앞에 있는데 먼나무 뭔 나무야 물으면 먼나무 쓰다듬어 봐도 먼나무 끼리끼리 연리지를 이루면 더 먼나무 먼나무가 있는 뜰은 먼뜰 그 뜰을 흐르는 먼내 울울창창 무리지어서 먼나무 창에 흐르는 빗물을 따라 내 속을 흘러만 가는 끝끝내 먼나무 ‘나무를 아는 것은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