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1 산행기 73

봐준단 말 믿다 탈진해 죽을뻔? (금북정맥 차령고개-각흘고개, 7/17)

멀리 가는 물/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

비오는 날은 둘레길을 가자 (관악산 둘레길 1구간, 7/16)

길이 아닌 길/이선영 저렇게 잘 닦인 길이 왜 내길이 아닌가?고 눈에 한참 밟히던 길이 있었다 아마 원주나 제천 가는 길목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때 줄지어 가는 차들의 행렬에 끼여 있었다 세상엔 내가 알거나 모르는 수많은 갈래의 길이 있지만 그 길들은 그저 멀거나 조금 가까운 갈랫길일 뿐 내가 ..

비도 막을 수 없는 금북정맥길 (장곡-까치고개 . 7/3)

불만 때다 왔다 - 문태준 (1970 ∼ ) 앓는 병 나으라고 그 집 가서 마당에 솥을 걸고 불만 때다 왔다 오고 온 병에 대해 물어 무엇 하리, 지금 감나무 밑에 감꽃 떨어지는 이유를. 마른 씨앗처럼 누운 사람에게 버들 같은 새살은 돋으라고 한 계절을 꾸어다 불만 때다 왔다 가까운 누군가가 심각한 병을 앓..

뽕과 더덕의 힘으로 금북을 잇다 (공덕고개-장곡, 6/19)

제비꽃 편지/안도현 제비꽃이 하도 예쁘게 피었기에 화분에 담아 한번 키워보려고 했지요 뿌리가 아프지 않게 조심조심 삽으로 떠다가 물도 듬뿍 주고 창틀에 놓았지요 그 가는 허리로 버티기 힘들었을까요 세상이 무거워서요 한 시간이 못되어 시드는 것이었지요 나는 금세 실망하고 말았지만 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