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192

3. 시나이산 등반 후 이스라엘로 (2/16)

이시영 이 밤 깊은 산 어느 골짜구니에선 어둑한 곰이 앞발을 공순히 모두고 앉아 제 새끼의 어리고 부산스런 등을 이윽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겠다 성지순례에서 산행이 있다.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산이라던가? 아무튼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에 출발해 일출을 보고 하산하는거라는데 다들 산행이 가능한가? 등산 욕심이 있어 등산복, 등산화, 스틱에 모자, 장갑, 버프를 챙겼고 간식으로 양갱도 넣었고 심심이와 경민이가 좀 염려가 되 파워젤 2개를 챙겼다. 2시 기상해 3시 다 되 등산로 입구 도착. 나와 송죽은 쌍스틱을 챙겼는데 다른 친구들은 호텔 상가에서 한개씩 빌렸다. 오늘 산행에 현지인이 가이드 하는데 이 사람을 추월하면 안되고 가다 힘든 사람은 불 피워놓은 가게에서 기다리면 된다고... 중간 화장실도 있긴 있다..

먼나라 이야기 2023.03.07

2. 성지순례인지 사진 순례인지... (카이로~시나이, 2/15)

이기철 오늘 저 나직한 지붕 아래서 코와 눈매가 닮은 식구들이 모여 앉아 저녁을 먹는 시간은 얼마나 따뜻한가 늘 만져서 반짝이는 찻잔, 잘 닦은 마룻바닥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소리 내는 창문 안에서 이제 스무 해를 함께 산 부부가 식탁에 앉아 안나 카레리나를 이야기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누가 긴 휘파람으로 불어왔는지, 커튼 안까지 달려온 별빛으로 이마까지 덮은 아들의 머리카락 수를 헬 수 있는 밤은 얼마나 아늑한가 시금치와 배추 반 단의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의 전화번호를 마음으로 외는 시간이란 얼마나 넉넉한가 흙이 묻어도 정겨운, 함께 놓이면 그것이 곧 가족이고 식구인 네 켤레의 신발 2일 만에 씻고 누워 잠을 잤고 날은 풀려 얇은 옷으로 바꾸어 입어야 하는 날이 되었다. 어제 했어야 ..

먼나라 이야기 2023.03.07

1. 친구따라 성지순례 가기 (인천~카이로, 2/13~14)

김종해 토요일 아침 주유소에 가면 그대는 휘발유 아직 누구에게도 채우지 않은 41리터의 사랑을 급유받는다 내 단신의 탱크에 뮤연휘발유로 가득 채워지면 토요일 아침, 나는 해뜨는 동쪽으로 간다 주행거리는 500km 밖에 안 되지만 여자여, 그대는 내 생의 주유소 나는 중년과 노년의 가파른 언덕길을 기어변속도 하지 않고 그럼, 부드럽게 주행한다 그대 원시림의 바람과 숲이 사랑으로 분해되거나 말거나 나는 힘차게 액셀을 밟는다 토요일 아침, 주유소에 가면 그대가 나를 채운다 내 잔 가득가득 넘치니 내 삶을 주신 그대여, 경배받으시라 -2/13 (월)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 간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여권은 새로 만들어 놓았다. 2월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가는데 너는 안가지? 아니 왜? 이러려고 재작년 이스..

먼나라 이야기 2023.03.07

발틱 여행기 7 (타르투-성페테르부르크-인천, 2017/7/29~30)

박인걸 겨울 재킷을 입고 붉은 목도리를 두른 채 이른 봄비를 맞으며 차가운 보도블럭에 서 있노라 유난히 힘든 겨울을 피곤하게 보내면서 새하얀 목련꽃을 그토록 기다렸노라 미세먼지 가득한 도시 허공보다 울분 가득한 내 마음은 아직도 한겨울이니라 갈기갈기 찢긴 겨레의 가슴을 볼 때 끓는 간장에 손을 지지는 아픔을 느끼노라 봄비여 오라 흡족하게 내려오라 얼어붙은 가슴을 녹이고 푸른 잎들을 피워내어라 타르투에서 성페테르부르크로 오면서 휴게소에서 커피 마시기.... -에바강 운하유람 이번 여행 일정이 러시아에서 발틱 3국을 돌아 마지막으로 궁전으로 가는 이유가 있었다. 발틱 간다고 하니 한적한 시골 느낌이라고 하더니 시골 먼저 보여주고 도심을 보여줘야 되는것 같다. 성페테르부르크 일정은 전후가 전혀 기억이 나지 않..

먼나라 이야기 2020.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