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92

북한산 둘레길 걷기 (우이역~빨래골, 9/25)

문태준 만발한 개망초는 공중에 뜬 꽃별 같아요. 섬광 같아요. 작고 맑지요. 대낮에 태양을 이고 혼자 서 있을 적엔 슬퍼 보이기도 하지요. 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한적한 여름 대낮을 그렇게 홀로 서 있지요. 무엇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자세로. 나는 개망초가 어머니처럼 생겼다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하얀 수건을 쓴, 밭일 하는 내 어머니의 얼굴 혹은 영혼. 나는 개망초가 흐드러진 들길을 수도 없이 오가곤 했지요. 그러나 그 풀꽃을 사랑한다는 고백은 못했지요. 공중을 편편하게 날아가는 잠자리처럼 나는 그 위를 지나쳐 가는 더운 바람이요, 뭉게구름이요, 뙤얕볕일 뿐이었지요. 활짝 핀 개망초는 대낮을 더 환하게 하지요. 기다림은 사람을 눈부시게 하지요. 코스개관: 북한산 우이역 2번 출구-소나무숲길-순례길-흰구..

북한산 칼바위 가기 (9/23)

정양 밤이 길어진다고 세월은 이 세상에 또 금을 긋는다 다시는 다시는 하면서 가슴에 금 그을수록 밤은 또 얼마나 길어지던가 다시는 다시는 하면서 금 그을수록 돌이킬 수 없는 밤이 길어서 잠은 이렇게 짧아지는가 코스개관: 수유역 3번 출구 3번 마을버스로 빨래골 이동-칼바위 능선-대동문-산성매표소 (10:25~15:30, 바람불어 좋은날) 산정팀과 월 2회 산행을 하기로 한 날. 모처럼 명숙샘도 참석한다고 한다. 10시 수유역에서 마을버스로 이동해 칼바위 찾아가기. 지난번 버벅대던 길을 오늘은 절 가기 전 능선에 붙으니 된다. 약수터에서도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니 마당바위가 나와 잠시 조망하고 신작로 같은 능선을 올라가는데 평일인데 뒷짐지고 물도 없이 올라오는 사람들 보고 기죽는다고..... 선수들끼리 오니..

의상능선을 가다 (북한산, 9/22)

김덕성 둥글고 고운 보름달 빛이 내리는 풍요로운 가을 만남에서 기쁨이 오고 감사함으로 즐거움이 오는 추석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가족들 모두 함께 알록달록 송편 빚으며 부모님 모시고 한 상에 들러 앉아 이야기 나누며 음식을 먹으니 깊은 우애를 다지네 보름달만큼 환하게 웃음꽃이 가득 피는 우리 집 사랑과 행복이 철철 넘쳐흐르는 풍요로운 추석 한가위 코스개관: 구파발역 1번 출구-8772 버스 이동-백화사-의상능선-남장대지-행궁지-산성입구 (9:40~15:20, 한때 소나기) 18일 못 간 산행을 하기로 한 날. 연휴 마지막날인데 비 예보가 있다. 모처럼 넘버4는 참석한다고 했고 하늘과 리사는 못 온다고 해 넘버4 못 간 의상능선을 가기로 했는데 비가 변수다. 만나는 시간을 30분 당겨서인지 구파발역이 덜 붐빈..

남한산성 (산성리-광지원, 9/12)

문태준 하늘에 잠자리가 사라졌다 빈손이다 하루를 만지작만지작 하였다 두 눈을 살며시 또 떠보았다 빈손이로다 완고한 비석 옆을 지나가보았다 무른 나는 금강이라는 말을 모른다 그맘 때가 올 것이다 잠자리가 하늘에서 사라지듯 그맘 때에는 나도 이곳서 사르르 풀려날 것이니 어디로 갔을까 여름 우레를 따라 갔을까 후두둑 후두둑 풀잎에 내려앉던 그들은 코스개관: 산성리-현절사-남한산-한봉-약수산-약사산-노적산-동문등산로 입구(광지원) (10:25~2:30, 맑고 더웠다) 산정팀 월례 산행일. 오늘까지만 주말에 하고 다음부터는 평일에 하자고 했다. 명숙샘은 집안 우환이 있어 오늘 결석. 내가 초밥을 싸가기로 했다. 헌데 아침 일찍 친구 남편 부고가 와 있다. (코로나 접종인듯) 저녁 6시 문상 가기로 하고 10시 산..

공룡능선 도전하기 (설악산, 9/10)

천양희 누가 내 발에 구름을 달아 놓았다 그 위를 두 발이 떠다닌다 발 어딘가, 구름에 걸려 넘어진다 生이 뜬구름같이 피어오른다 붕붕거린다 이건 터무니없는 낭설이다 나는 놀라서 머뭇거린다 하늘에서 하는 일을 나는 많이 놓쳤다 놓치다니! 이젠 구름 잡는 일이 시들해졌다 이 구름,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구름기둥에 기대 다짐하는 나여 이게 오늘 나의 맹세이니 구름은 얼마나 많은 비를 버려서 가벼운가 나는 또 얼마나 많은 나를 감추고 있어서 무거운가 구름에 깃들어 허공 한 채 업고 다닌 것이 한 세기가 되었다 코스개관: 권금성 케이블카 주차장-비선대-마등령3거리-나한봉-큰새봉-1275봉-신선봉-희운각 갈림길-비선대-주차장 (6:50~17:10) 남의편이 설악을 가자고 한다. 날짜 잡기가 어렵다. 화..

대모 구룡산 가가 (9/11)

하두자 만날 수 있을까 너와 나 우주의 빈 공간 돌아 순간과 손을 잡은 이 고리의 문을 낮게 엎디어 기면서 어둠의 밑둥치 잘라 먹고 포물선으로 천천히 떨어지며 푸른 바다로 시간을 넘나드는 몸짓에 눈부시게 일어서는 긴장의 촉수 손 끝에 몰리는 만남의 예감 기다림은 올차서 드디어 내게로 달려오는 순간, 몸을 날리며 너를 맞는다 그리하여 우리의 믿음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되어 부서져 내려도 좋으니 코스개관: 수서역 6번 출구-대모산-구룡산-염곡사거리 (10:40~14:40) 하늘은 전날 결석계를 냈고 리사도 컨디션이 영 안좋다고 못온다고 한다. 10시 장공주 도착했는데 에인절고가 안 와 전화하니 막 내렸다고 한다. 헌데 조금 이때 전화. 6번 출구에 나와있는데 왜 안 보이냐고? 알고보니 양재역 6번 출구에 ..

성남 누비길 7코스 가기 (인릉산, 9/4)

윤갑수 미소 짓네 분꽃이 바람 타고 춤추네 하얀 꽃잎 청하게 하늘 향해 나불대니 꽃밭에 어둠을 깨워 꽃 세상을 만드네 코스개관: 양재역 10번 출구-4432 버스로 옛골시작-성남누비길 7구간 시작-인릉산-신천동(서울공항)-세곡천-탄천-복정역 나름팀이 산에서 둘레길로 내려온것 같다. 산행을 하면 실력이 늘어야 하는데 나이 탓인지 아무튼 다들 산을 겁내 해 오늘 인릉산을 가기로 했다. 청계산입구역에서 가는 인릉산은 길이 너무 그지같기에 옛골로 올라가기로 했다. 전에 하산할때 보다는 생각보다 길지 않았는데 단체 우리 말고 2팀이 더 있었다. 초장 다른팀을 피할겸 쉬면서 커피, 샌드위치 먹었고 정상 직전 길거리에 앉아 한참을 쉬고 올라가니 바로 정상이네? 정상은 땡볕이라 사진만 찍고 누비길 이정표를 따라 걷는데..

관악산 둘레길 재도전 (석수역~비산동, 8/29)

윤두진 받았다고 부담 갖지도 받지 못했다고 서운해 하지도 말자 어차피 사는 게 다 품앗이다 코스개관: 석수역 1번 출구-관악산 둘레길 입구-금강사-안양예술공원-안양무인항공기지-비봉산 전망대-비산동 (안양체육공원)-코오롱 매장-인덕원 (10:05~16:30) 리사와 하늘은 접종 받고 결석하고 영등회 멤버만 산에 가는날. 삼성산을 생각했으나 에인절고가 쉬운 곳으로 가자고 연락이 왔다. 삼성산도 포기하고 석수역에서 만나 관악산 둘레길 지난번 빼먹은 앞, 뒤를 잇기로 했다. 장공주는 출구를 내가 잘못 알려줘 2번 출구에 있다 만났다. 석수역은 육교를 지나면 되고 의외로 여기서 산에 가는 사람들도 많다. 서울둘레길 스탬프 찍고 바로 산길로 접어든다. 천사의 나팔이 피어있다. 석수역에서 안양 예술공원 가는 길은 금..

삼성산을 염두에 두었으나 (관악산 둘레길, 8/21)

홍수희 가을이 익기까지 비는 내리리라 푸른 잎 붉게 물들기까지 저 비는 내리리라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던 바로 그, 탐스러운 과육이 익기까지 끝내 내려야만 하리라 버릴 것은 버리고 잊을 것은 잊기까지 사람의 마음에도 비는 내리리라 코스개관: 관악역 2번 출구-안양예술공원-관악산 둘레길-망해암-무인항공기지-임곡동-범계역 관악역에서 10시 만났는데 산행 시작도 하기 전 비가 내린다. 우리 말고도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보인다. 비가 오면 안양천이나 관악산 둘레길을 염두에 두었기에 관악산 둘레길을 향해 출발. 이번 방학 동안 이 길을 몇 번 온게 오늘을 위해? 비는 계속 내리고 바람도 간간히 부니 바지부터 젖기 시작한다. 중간 서서 간식 한번 먹고 비는 내리지만 그나마 시계가 나쁜 날이 아닌걸 위안으로 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