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 만발한 개망초는 공중에 뜬 꽃별 같아요. 섬광 같아요. 작고 맑지요. 대낮에 태양을 이고 혼자 서 있을 적엔 슬퍼 보이기도 하지요. 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한적한 여름 대낮을 그렇게 홀로 서 있지요. 무엇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자세로. 나는 개망초가 어머니처럼 생겼다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하얀 수건을 쓴, 밭일 하는 내 어머니의 얼굴 혹은 영혼. 나는 개망초가 흐드러진 들길을 수도 없이 오가곤 했지요. 그러나 그 풀꽃을 사랑한다는 고백은 못했지요. 공중을 편편하게 날아가는 잠자리처럼 나는 그 위를 지나쳐 가는 더운 바람이요, 뭉게구름이요, 뙤얕볕일 뿐이었지요. 활짝 핀 개망초는 대낮을 더 환하게 하지요. 기다림은 사람을 눈부시게 하지요. 코스개관: 북한산 우이역 2번 출구-소나무숲길-순례길-흰구..